8일 지역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형사11부가 성착취물 소지 혐의를 받는 지역 현직경찰 A씨에게 국민참여재판을 통해 무죄를 선고한 사건에 검찰이 항소장을 제출했다.
A씨는 여성청소년계 담당 수사관으로 근무할 때 조주빈이 운영한 텔레그램 '박사방'의 성 착취 영상물을 재유포하던 일명 피카츄방에서 영상물과 사진을 자신의 휴대폰으로 내려받은 혐의를 받는다. 2020년 2월과 3월 텔레그램 운영자에게 3만원씩 돈을 보내 음란성 사진과 영상을 공유하는 비밀대화방에 입장해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의 거래현장을 파악하고도 내사 보고나 압수수색영장 등의 수사절차를 개시하지 않았다는 것이 검찰의 주장이다.
반대로 A씨는 변호인을 통해 여성청소년 수사관으로 첩보를 수집하기 위해 개인 돈을 들여 위법행위가 의심되는 비밀대화방에 입장했고, 범죄혐의를 특정하는 단계가 아니어서 내사보고서를 작성하는 등의 수사를 착수하지 못했다고 반박했다. 또 해당 비밀대화방에서 영상을 시청하는 것만으로도 휴대폰에 자동 다운로드 된다는 것을 몰라 성착취 영상물이 휴대폰에 저장된 사실을 몰랐다고 주장했다. 1심 국민참여재판에서 배심원 7명 모두 피고인 A씨에 대해 무죄 취지로 평결하고 재판부가 무죄를 선고했다.
1심 재판 과정에서 소지하는 것만으로도 처벌 대상이 되는 성착취물 제작·유포 수사 과정에서 첩보수집 단계에서 확보된 증거물을 어떻게 보관하고 신고할지 경찰 내부에 매뉴얼이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 채널 운영자 의심을 피하기 위해 개인 이름으로 입장료를 입금해 일반 이용자처럼 위장수사할 때 현행 법률상 검사에게 신청해 검사의 청구에 의해 법원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절차가 역시 현실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왔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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