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종범 센터장 |
최근 코로나19의 세계적 팬데믹 상황을 수차례 넘기면서 좋은 병원의 중요성은 모든 국가 및 사회의 기본이고 필수라는 점을 알게 됐다. 대전성모병원도 단순히 환자의 육체적 질병을 낫게 하는 것이 전부가 아닌 마음의 고통과 영적인 부분까지 돌보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병원 내의 사목회 운영도 그 일환으로 생각된다. 사목회는 일반 성당의 신자들 조직인 사목회와 유사한 성격을 지니고 있다고 보면 될 것이다.
물론 우리 병원은 가톨릭 종교재단의 소유이지만 교직원 모두 종교를 강요받거나 비신도라고 해서 직장 내의 불이익은 없다. 그만큼 가톨릭은 건전하고 통제받는 자정의 종교라고 생각한다.
가톨릭 신자인 필자는 수년간 병원 사목회 회장직을 맡고 있다. 사목회는 직장 내 가톨릭 신자들의 대표적 모임으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원목실에는 두 분의 신부님이 계시고 신부님의 지도 아래 여러 가지 종교활동과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우리 병원 사목회원은 대략 35명 정도로 신부님,과수녀님, 의사, 약사, 간호사, 의료기사, 행정직원, 의무기록사 등 다양한 직종이 고루 활동하고 있다. 병원 사목회는 선교, 전래, 기획행사, 사회복지 분과로 나누어져 있다. 활동은 매주 목요일 일과 후에 있는 교직원 미사 참석을 기본으로 하며 직장 내 선교 활동, 부활절 전 사순시기 십자가의 길 행사, 크리스마스 선물 나누기, 환우 위안의 밤, 성모의 밤 행사 등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또 가까운 지역에 위치한 중증 장애인 수용시설인 성모의 마을에 한 달에 한 번 토요일에 방문해 주방일 돕기, 장애인 식사보조 및 휠체어 산책, 발 씻겨주기, 건물 주변 청소 등 그때그때 필요한 일들을 돕고 있다.
지난 20여 년간 지속해 온 봉사활동은 최근 몇 년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주춤했지만 이달부터 다시 기지개를 켜고 활동에 돌입했다. 물론 아직 면역력이 약한 장애인들과의 접촉은 어렵지만 주변 청소와 마른 풀 뽑기 등의 봉사는 가능하다.
가을에는 지역 성당 교우 중에서 경제적 형편이 어려운 가정에 라면, 쌀, 휴지 등 생필품들을 전달하는 아웃리치(outreach) 활동을 수년간 지속해오고 있다.
크리스마스에는 질병으로 고통받고 있는 환자들의 병실을 방문해 간단한 선물을 드리고 쾌유를 빌어주며 덕담을 건네는 훈훈한 시간도 가진다. 또 병원 직원들 중 새롭게 세례를 받는 직원을 위한 성지순례 등의 활동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하나의 아쉬운 점은 사목회는 회원들의 자체적 월 회비로 운영하고 있어 항상 부족함은 있다.
그러나 마음의 열정으로 부족한 부분을 커버하기도 한다. 또 회원 상호 간의 끈끈함과 친교를 나누기 위해 하계연수 등도 진행해 풍성하고 즐거운 추억들도 공유하고 있다. 이런 조직은 원내 직원 간의 소통과 화합을 이끌어 업무의 협력도 도모해주어 능률을 올려주는 좋은 부가기능을 하고 있다. 필자도 얼마 되지 않는 봉사의 시간을 할애하고 있지만 돌아오는 차 안에서는 이미 슈바이처가 된 것 같다. /권종범 가톨릭대학교 대전성모병원 심혈관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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