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장군·유관순열사·안중근의사 등을 비롯한 유명한 독립운동가를 주제로 한 내용이 많다.
한일간 역사에 관한 영화는 한국에 살면서 모두 봤다.
이런 영화들은 한국에 사는 일본인에게 여러 생각이 들게 한다.
'영웅'은 더욱 감동적으로 봤다.
안중근의사에 대해서는 일본에 살고 있을 때부터 알고 있었다.
영화 끝 무렵 안중근의사를 진심으로 존경하며 친밀하게 지낸 일본 경찰관에 대해 취재한 다큐멘터리를 봤었다.
당시 육군 헌병 신분으로 간수를 맡고 있었던 千葉十七(치바 토시치)가 사형집행 전 안중근의사가 준 선물 '身軍人本分'을 평생 간직해온 것 뿐만이 아니라 매일 기도를 올리며 안중근의사를 생각하는 내용이었다.
일본에서 본 다큐멘터리는 좋은 충격을 주었다.
매일 아침 조상에게 불경을 읽고 절하던 아버지의 모습을 봐왔기에 그것이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알고 있었다.
그때는 아직 20대 초반이었던 때라 그냥 대단한 한국인과 일본인의 관계라는 단순한 생각만 갖고 있었다.
이후 한국에 살며 안중근의사가 존경받을 만한 분이라는 것을 알게됐다.
그래서인지 '영웅'이라는 영화가 더 큰 감동으로 다가온 것 같다.
아직 일본에서는 그냥 '테러리스트'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다. 단순히 행위를 보면 맞는 말이다.
하지만, 그 행위는 자신의 조국을 위해 목숨 바쳐 한 일이기에 한국에서 존경받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인과 일본인 모두 역사를 똑바로 직시할 책임이 있다.
영화 '영웅'은 그 책임감을 느끼게 하지 않을 수 없는 영화임에 틀림없다.
한국에 살고 있는 일본인인 나 또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세종=이즈미야마시가꼬 명예 기자(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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