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4년 후 조합의 풍년을 기원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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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4년 후 조합의 풍년을 기원하며

백승준 대전 대덕구선거관리위원회 사무국장

  • 승인 2023-02-06 14:18
  • 수정 2023-02-07 10:04
  • 신문게재 2023-02-07 18면
  • 이해미 기자이해미 기자
백승준
백승준 사무국장
정월대보름이 얼마 전이었다. 정월 초하루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대보름이라니. 실내에서도 마스크를 벗을 수 있다는 들뜬 마음에 여기저기 대보름 행사도 열렸다. 나도 몇 년 만에 열린다는 대보름 행사에 구경삼아 가 보았다.

둥근 달이 뜨고, 달집을 태우는 행사가 열렸다. 흥겨운 농악소리에 동네 어르신과 구경 온 아이들까지 달집 주변을 돌며 강강술래 노래를 불렀다. 모두가 마음속에 소망을 품고 왔겠지, 올 한 해 우리 가족들 건강하고 무탈하게 해주십사, 달님께 마음을 담아 기도했다.

대보름에 우리 조상들이 하던 놀이가 대표적으로 쥐불놀이나 달집태우기다. 한 해 추수가 끝나고 황량했던 겨울 논밭에 불을 붙이는 것이다. 이때, 소원을 빌면서 달님을 맞는 것이 달집태우기라고 한다. 가장 큰 목적은 논밭에 있는 해충의 알이나 유충을 태워 병충해를 방지하고, 풍년을 기원하기 위함이다. 또한 정월대보름에 이 놀이를 통하여 한 해의 농사를 준비하는 의미가 있다고 한다.

올해 3월 8일 실시하는 전국동시조합장선거가 30일도 안 남았다. 조합장선거 하면 어떤 생각이 들까? 선관위의 강력한 돈 선거 척결 의지와 집중적인 단속으로 금품수수행위들이 적발되었고, 언론도 관심 있게 보도하면서 조합장선거가 매우 혼탁한 것처럼 비쳐진 것이 사실이다.



조합관계자들을 만나다 보면 어떤 이들은 '돈 선거'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선관위가 더 강하게 심어줬다고 불평하는 이도 있다. 그러나 이는 조합장선거의 어두운 단면일 뿐, 오히려 이를 돈 선거와 단절해가는 과정으로 여겨 깨끗한 선거가 정착되는 기회로 만들 필요가 있다. 또 상당 부분 금품을 제공하는 관례가 사라지고 있다는 말들도 종종 들린다.

조합장은 조합원에게 대보름 달과 같은 존재일 것이다. 물론 조합의 주인은 조합이지만, 조합장은 사익보다는 공익을 우선하는 마음가짐으로 구석구석 조합원의 뜻을 헤아려 어두운 곳을 밝혀주고, 조합을 경영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대부분의 조합장선거는 직선제로 치러진다. 조합장선거에 나서는 후보자는 조합의 비전을 정책에 담아 조합원의 마음을 얻어야 할 것이다.

주인으로서 조합장선거에 참여하는 것은 당연한 권리이자 의무다. 조합원은 후보자가 내세우는 정책과 공약을 꼼꼼히 따져 조합장의 자질을 충분히 갖춘 사람을 선택해야 할 것이다. 믿고 맡길 수 있는 조합장을 뽑아 이번 선거가 조합과 조합원 그리고 지역사회 모두가 함께 발전하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다.

조합장의 임기는 4년이다. 3월 8일 제3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가 치러진다. 조합장선거는 한 해 농사와 같다. 조합과 조합원을 위하는 후보자를 선출할 때, 4년 후 그 열매는 매우 탐스러울 것이다.

농민이 풍년을 기원하는 마음으로, 탐스럽게 여무는 곡식과 주렁주렁 열리는 과실을 기대하며, 우리 속에 아직 남아있는 좋지 않은 관례, 금품과 지연·혈연보다는 정책으로 대결하는 선거 관행을 정착시켜 보자.

조합장선거가 어디 단순히 조합장선거에서 끝날까. 조합장선거의 투표문화는 이후 국회의원선거의 투표문화로, 그리고 국회의원선거의 투표문화는 또 다른 이후의 공직 선거에서의 투표문화로 계속 이어질 것이다.

둥근 달을 보며, 이번 우리 지역 조합장선거에서는 깨끗한 선거문화를 꽃피워보길 기대해 본다.

/백승준 대전 대덕구선거관리위원회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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