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 '딥테크' 창업허브로 거듭날까?… "지식 네트워크, 다양한 기술소싱 강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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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 '딥테크' 창업허브로 거듭날까?… "지식 네트워크, 다양한 기술소싱 강점"

대전세종연구원 황혜란 수석연구위원
대전 딥테크 혁신특성과 기업사례연구
"연구기반 창업 활성화, 기술 인큐베이션
지식 네트워크 소싱 강화에 답 있다"

  • 승인 2023-02-06 08:38
  • 송익준 기자송익준 기자
'딥테크(Deep Tech)'는 고도의 기술을 집약하고 있다. 때문에 기술 활용을 위해선 오랜 시간과 적잖은 자금이 든다. 그런데도 국내는 물론 국제적으로도 딥테크 투자를 늘리고 있다. 기술이 국가 경쟁력에 비례할 정도로 원천 기술의 중요성이 점차 높아지고 신규 비즈니스 시장 개척에 대한 기대와 필요성이 늘고 있어서다. 대전도 '과학도시'라는 별칭처럼 딥테크 분야에 강점을 지니고 있다. 특히 연구기관이 밀집해 기술 기반 창업 잠재성이 높은 점이 긍정적 평가를 받는다. 물론 사업화 성과와 시장성이 미흡한 상황은 다소 아쉬운 부분이다. 대전세종연구원 황혜란 수석연구위원의 '대전 기술기반 기업의 혁신특성에 관한 연구'를 바탕으로 대전이 딥테크 창업허브로 발돋움하기 위한 과제들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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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테크 창업허브 대전을 위한 정책방향과 과제. [출처=대전세종연구원]
▲기술기반 기업, 첨단·고기술 업종 증가세=대전은 다른 산업지구와는 달리 대기업이나 대규모 제조시설을 기반으로 성장해온 도시는 아니다. 오히려 정부출연연구기관과 연구중심 대학으로부터 기업생태계가 성장해나가는 혁신클러스터 특성을 띤다. 연구성과에 기반한 창업기업이 집적했는데, 벤처기업과 고기술 기반 기업도 높은 밀집도를 자랑한다. 대전의 기술기반 기업 현황을 분석하면 첨단·고기술 업종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32.7%에 달한다. 2010년부터 2019년까지 이들 업종은 약 4.5%의 증가세를 보인다. 기술 수준별 종사자 수 기준 산업구조를 보더라도 첨단기술업종(20.9%)과 고기술 업종(30.9%)이 51.8%에 달해 고용유발 효과도 상대적으로 크다.

▲혁신형 기업 집적도 높아 강점=정부에서 인증하는 혁신형 기업은 3가지다. 벤처기업과 경영혁신형 중소기업(메인비즈), 기술혁신형 중소기업(이노비즈) 3가지 유형이다. 2019년 기준 전국 혁신형 기업 중 대전의 비중은 벤처기업 4%, 이노비즈 2.7%, 메인비즈 2.6%에 그친다.

그러나 전체 기업 대비 대전 혁신형 기업의 집적도는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즉 대전이 경제규모에 비해 가장 높은 혁신형 기업 밀집도를 나타내는 지역이란 얘기다. 대덕연구개발특구 내 연구소 기업은 2006년부터 2020년까지 총 403개다. 전체 연구소 기업의 30%를 차지한다. 2022년 기준 경제활동인구 1000명당 벤처기업 수로 보면 대전이 서울 다음으로 밀집도가 높다. 지역 내 총부가가치 대비 기업 연구개발투자액 비중도 대전은 경기(9.44%)에 이어 8.33%로 두 번째로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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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기술기반 기업의 혁신특성. [출처=대전세종연구원]
▲대전의 딥테크, 바이오·반도체·우주산업=대전에서 창업해 3가지 산업군에서 활동하는 대표기업이 있다. 바이오니아(바이오), 쎄트랙아이(우주항공), 디엔에프(반도체)다. 황혜란 수석연구위원은 이들 기업을 연구해 공통점과 나아갈 방향을 찾았다. 우선 창업 모태 조직은 출연연 연구중심 대학, 민관 연구기관이었다. 또 3개 기업 모두 연구기관 재직 중 연구팀과 연구원 동료와 함께 창업한 우수한 기술 역량에 기반했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영업은 기술집약적 제품의 최종재를 만드는 기업이나 공공기관에 납품하는 판매구조를 지녔다. 이들 기업의 혁신 활동에는 지역 연구 주체들과의 지식 네트워크가 중요한 영향을 끼쳤다. 최첨단 기술이 융합적 지식 결합을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 기술 소싱이 가능한 대전의 입지가 경쟁 우위로 작용했을 수 있다.

▲지식 네트워크와 인큐베이팅 강화가 해답=우선 출연연과 연구중심 대학이 지역의 기술기반 기업 모태 조직으로 기능하는 만큼 창업기지로서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 특히 지금 구조가 산·학·연 간 각개약진형 혁신 활동을 벌여 유기적인 협력구조 구축이 필요하다. 지식 네트워크 접근성이 대전의 높은 장점을 극대화해야 한다는 얘기다. 연구기관과 딥테크 기업 간 기술정보 공유를 정례화해 최신 트렌드를 익히고 기술 융합 방안을 찾는 것도 방법이다. 서로 연구 주제와 사업화 가능성을 꾸준히 진단하는 방법도 제안됐다. 단순 기술 이전을 넘어 공동연구나 투자유치 등도 추진할 필요가 있다.

인큐베이팅 시스템도 갖춰야 한다. 지역에서 생산하는 기술은 초기 기술에 해당돼 기업 현장에서 필요한 기술로 성숙화하는 실증화 과정이 필요하다. 이 과정인 인큐베이션은 기술개발에 참여한 다양한 주체들이 함께 진행한다. 국내는 소프트웨어형 지원에 중점을 둬 기술 성숙화를 위한 서비스 기능이 대체로 취약하다. 때문에 지역 특성과 특화 산업에 부합하는 지역 내 거점 연합형 공동 기술인큐베이션 프로그램 설계를 제안했다. 엔지니어링 거점 육성을 위한 지원도 필요해 보인다. 디자인과 설계, 시제품 제작 등 엔지니어링 지원으로 사업화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어서다. 대전시 차원에선 대덕특구 재창조와 연계해 지원시설 설립, 과학기술 국제기구 유치, 교류 프로그램 운영 등이 과제로 보인다.

송익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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