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주원 뉴스디지털부 기자 |
나는 이 네모가 '틀' 즉, 프레임(frame)이라고 생각한다. 프레임은 '한 장면'이라는 뜻을 가진 영화 용어이기도 한데, 보통 영화는 초당 24개의 프레임·유튜브 영상은 30개로 구성돼 있다. 매일 아침 일어나 휴대전화부터 찾는 우리는 프레임에서 자유로울까? 일단 난 '아니오'에 해당한다.
필자는 1980~2000년대 초반에 출생한 'MZ 세대' 다. 최근 유튜브에는 MZ세대에 대한 콘텐츠들이 즐비하다. 이는 그들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희화화 되는 장면들이 많다. 얼마 전 지인과 대화를 나누던 중 '세대 구분은 일종의 갈등 조장이라고 생각한다'는 말에 물음표를 품었고 이내 동조했다. 인간이라는 자유로운 객체에 나이·성별·인종 등으로 형상을 지어 구분을 짓는 것은 프레이밍(framing)이 아닐까? '프레이밍'이라는 단어는 뉴스 용어로 '어떤 사건이나 이슈를 보도할 때 특정한 프레임을 이용해 보도하는 것'이라는 뜻도 가진다.
대한민국이 미디어에서 프레이밍 당한 대표적 사건을 알린다. 한국은 UN이 정한 물 부족 국가일까? 결과부터 말하면 아니다. 1993년 우리나라를 물 부족 국가로 지정한 연구소는 미국에 위치한 'PAI(Population Action International)'라는 사설연구소다. 해당 기관은 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연간 가용 수자원 양이 153개 국가 중 129위인 '물 스트레스 국가'라고 발표했고 몇 년 뒤 UN 인구국이 발간한 보고서에 이 수치가 인용됐을 뿐이다.
이 같은 내용이 국내에 전해지는 과정에서 '한국은 UN이 정한 물 부족 국가'로 진실이 왜곡되었다. 환경부의 2003년 '세계 물의 해' 자료집에 의하면 '대한민국이 유엔에 의해 물 부족 국가로 분류된다.'는 내용이 있다. 후에 정부는 2006년에 발표한 수자원장기종합계획(2006-2020)에서 "우리나라는 유엔이 지정한 물 부족 국가"라는 표현이 잘못임을 인정했다.
요즘 같은 세상에선 사실과 진실을 구분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그래야 '프로파간다'에 당하지 않을 수 있다. 이 글의 제(題)는 '네모의 꿈'이다. 네모난 신문과 네모난 영상을 제작하는 나는 기자로서 기울어진 기사를 생산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고, 네모의 틀에 벗어난 자유로운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는 꿈을 꿔보았다.
윤주원 기자 sob2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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