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기자가 직접 한밭페이를 이용해봤다. 사진=한밭페이 어플 화면 캡처. |
3일 대전 중구 한 카페에서 민간주도 지역 화폐인 '한밭페이'를 이용해 결제한다는 말에 사장 A씨는 반가움을 표했다. 공통관심사가 생기며 지역 상인들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한밭페이는 시민들이 모여 만든 지역 화폐로 어플을 이용해 사용할 수 있다. 충전금액의 2%는 기부돼 가치 소비와 지역 경제 선순환을 꾀한다. 온통대전과 같은 캐시백은 없다.
기자가 이날 직접 한밭페이를 사용해 본 결과, 소비와 동시에 기부가 이뤄져 뿌듯함을 느낄 수 있었다. 다만, 일부 이용 불편함도 있어 지자체의 관심과 투자가 필요해 보였다.
한밭페이 어플 설치 후 1만 원 충전 신청을 하고 한밭페이 계좌로 돈을 송금해야 한다. 금융기관만 어플과 계좌를 직접 연결할 수 있어 송금 과정이 필요하다. 1만 드림을 충전하니 200드림 포인트는 기부 포인트로 적립됐다.
어플을 통해 검색한 대전 중구 오류동 먹자골목에서 가장 가까운 한밭페이 가맹점은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는 카페였다. 환금 수수료에도 가맹점에선 환영하는 분위기였다. 카페 사장 A씨는 "환금 수수료가 3% 있지만, 일반 신용카드 수수료를 고려하면 별로 부담되지 않는다"고 했다.
결제하기 위해선 큐알 코드에 카메라를 인식시키고 소비자가 직접 결제 금액을 입력해야 한다. 바로 결제할 수 있는 포스나 단말기를 영세 사업장에서 구매하긴 부담되기 때문이다.
충전할 때 얻은 드림포인트론 프로젝트를 골라 기부할 수 있다. 후원 과정이 간편해 기부를 촉진할 수 있어 보였다. 현재 진행 중인 선택지는 적었지만, 지난해엔 '자폐성 발달장애 아동 연말나기' , '우리 모두를 위한 공유컵', '지역 사회 인재 인턴십 지원' 등 분야별로 다양한 사업을 했다.
아직 규모가 크진 않지만, 한밭페이는 2020년 9월 출범한 이후 계속 성장하고 있다. 현재 회원 수는 약 3000여 명, 가맹점포는 약 400여 곳인데, 가입자는 매년 1000명씩, 가맹점은 매년 100개씩 늘고 있다.
이원표 한밭페이 상임이사는 "한밭페이 가맹점 대부분은 지역 경제 선순환을 도울 수 있는 생협 매장이나 영세 사업장"이라며 "생협 매장에선 자체적으로 태플릿을 마련하고 있지만, 영세사업장에 단말기를 제공하긴 예산상 어렵다"고 했다.
경제 전문가들은 지자체에서 관심을 두고 민간주도 지역화폐를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한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민간주도 지역화폐는 금전적 혜택이 없음에도 자발성이 강해 지속가능성도 높다"며 "온통대전과 같은 관 주도 지역화폐보다 예산이 적게 소요돼 지자체에서 재정 지원을 한다면 시너지 효과가 발휘될 것"이라고 했다.
이유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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