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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태주 시인은 197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올해로 등단 52주년. 그리고 이를 기념하듯 신춘(新春)의 계절에 50번째 창작 시집도 나왔다. 풀꽃 시인이라 불리는 나태주 시인은 참 부지런하다. 시력(詩歷) 52년에 시집 50권이라니. 이는 늘 시를 쓰고 매년 1권의 시집을 발간했다는 이야기다.
50번째 시집도 풍성하다. 2년 2개월 동안 쓴 210편의 신작 시가 수록돼 있다. 나태주 시인의 시는 스르륵~ 읽히는 힘이 있다. 시 한 편 읽고 피식 웃고, 때론 뭉클함과 울컥하는 감정이 솟구치고 가슴을 아려와 한참을 시어를 음미하게 한다.
우연히 내 안에 / 들어온 너, 처음엔 / 탁구공만 하더니
점점 자라서 / 나보다 더 커지고 / 지구만큼 자라버렸네
너를 안아본다 / 지구를 안아본다 -사랑 p.248
50번째 시집을 기념해 양장으로 출간됐다. 일러스트레이터 오요유 작가가 표지와 속지 그림을 담당했다. 오 작가의 그림을 보고 나태주 시인이 감상을 담은 손글씨 시도 6편 담겼다.
나태주 시인은 시인의 말에서 "더러는 자기 모방과 동어 반복 같은 작품도 있다. 낭비라 하고 만용이라 해도 이제는 어쩔 수 없는 일. 나의 실패와 허물을 고스란히 받아 안고 싶다"라며 "63세 일기로 세상을 뜨신 박목월 선생에 비해 나는 턱없이 많이 살고 있을뿐더러 너무나 많은 작품을 세상에 내놓고 말았다. 이를 또 어찌하면 좋단 말인가! 가는 데까지는 가보면서 더는 실수하지 않고 부끄럽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라고 고백하고 있다.
이해미 기자 ham7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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