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은민 대전외고 교사 |
"엄마가 딸에게" 노래의 가사이다. 이 노래가 대전평생학습관에서 울려 퍼지고 있다. 김희숙 교장 선생님께서 엄마로서 선창을 하셨다. 언제 들어도 참 감동적인 노래이지만 이날은 특히 교장선생님께서 마음을 담아서 함께 하시니 그 감동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가 없었다. 객석에서는 "교장선생님이셔?!"라는 이야기들과 가슴 벅찬 탄성이 터져 나오고 여러 선생님들과 학생들이 눈물을 흘리기도 하였다. 또 마지막 무대에서는 사제동행 밴드로 교감선생님께서 프로 연주자처럼 드럼을 치셨고 학생들과 선생님들 다 같이 "찐이야!"를 열창하였다. 이날은 "타오름"이란 주제로 1년에 한 번 개최하는 DFLHS 예술제 날이었다. 전공어과별로 자기가 전공하는 언어의 아름다움과 문화를 다양한 노래들과 연극, 뮤지컬, 악기와 춤 등으로 표현하면서 자신들의 실력과 재능을 유감없이 펼치며 서로의 그간의 노력들을 칭찬해주고 격려해주는 자리였다. "참 잘한다!"라는 말이 연신 터져 나온다.
DFLHS 예술제는 비단 예술적 자질을 뽐내는 것이 아니라 매일 이루어진 학생 활동의 통합적인 결과물이다. 전공어 시간에 배운 역사적·문화적 의의와 의미들을 자연스럽게 대본에 녹여서 재구성하고 자연스러운 언어 구사와 함께 자신들의 끼와 재능을 발휘하면서 완성체를 이루어가는 것이다. 자신이 직접 참여하지 않더라도 친구들과 선배들의 모습에서 배운다. 여러 전공어과의 무대 중 독일어과의 백장미단 공연은 시대의 불의를 외치고 함께 일어날 것을 호소한 숄(Scholl)남매의 이야기를 통하여 우리 학생들이 "사고하며 행동하자"는 메시지를 주었고 이는 교과시간에 주제탐구활동을 통해 체득하게 된 것을 공연 프로그램에 엮어낸 것이었다.
"후배들에게 우리 학교를 어떻게 소개하고 싶니?"라고 가끔 학생들에게 묻는다. 그런데 어느 날 깊은 울림을 주는 글을 발견하였다. 3층 로비에서 "글과 풍경을 담은 Paper Cut-out Art展"으로 독일어과 학생들의 미술과 독일어 작문 융합수업 후 수업 결과물들을 전시하고 있었다. "Ist das nicht wahr / Was wir schwer macht / Was uns deprimiert macht / Wurde das eines Tages unsere krafte geworden (그렇지 아니한가/우리를 힘들게 한 것들이/우리의 힘을 빠지게 한 것들이/어느덧 우리의 힘이 되지 않았는가-이문재의 『오래 만진 슬픔』중에서)"라고 한 학생이 말한다. 치열하게 공부하며 진로를 탐색하며 발견해 나가는 과정은 쉽지 않다. 목표를 향하여 가는 일상 속에서 학생 스스로 찾아낸 지혜일 것이다.
"지들이 다해!"라고 학생들을 향해 말한다. 그러나 무슨 일에든 진심을 다해 성실하게 임하는 태도는 비단 학생들 뿐만이 아니다. 학생들이 자유롭게 활동하고 역량을 펼칠 수 있도록 매일 이뤄지는 교육활동과 일상을 살피시며 일하시는 분들이 있다. 환기가 잘 안되던 1층 현관 천장이 세련된 천장으로 바뀌었고 내부와 외부 도색이 이뤄졌다. 또 공간재구조화 사업으로 스터디 카페같은 학습 공간이 디자인됐다. 모든 교실에는 전자칠판으로 교체됐으며 기숙사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안전 공사도 이뤄지고 있다. 사소하게 보이는 것에도 자기의 일을 열심히 해내면 된다는 말처럼, 학생 활동을 살피는 선생님들 외에도 현장을 세심하게 살피고 작은 말에도 귀기울여 주시는 분들이 계시기 때문에 "아! 이렇게도 더 좋아질 수 있구나"라고 감탄하게 된다.
만물에도 창조주가 있고 물건에도 만든 사람이 있듯이 자녀를 양육하는 부모님의 정성과 온 교직원들의 열정과 헌신 속에서 대전외고 학생들은 다음 세대를 일구어갈 인재들로 오늘도 성실하게 세워지고 있다. 신입생 입학전형이 이루어지고 곧 1학년들이 입학하며 새로운 학기가 시작된다. 익히 들어온 대전외고에 대한 좋은 소문들이 실제와 다르지 않다는 것. 오히려 더 많은 좋은 것들을 발견할 수 있기를! 또 함께 성장해나가는 소중한 시간이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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