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에서] 고독사 어떻게 막을 수 있을까

  • 오피니언
  • 편집국에서

[편집국에서] 고독사 어떻게 막을 수 있을까

김지윤 사회과학부 기자

  • 승인 2023-01-31 17:20
  • 신문게재 2023-02-01 18면
  • 김지윤 기자김지윤 기자
다운로드
김지윤 기자
지난해 1월에도 '고독사'를 주제로 칼럼을 작성했다. 대전 지역 고독사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작년 상황이 생생히 기억난다. 고령층에 국한됐던 고독사 문제가 청년층까지 드리우면서 이를 대비하기 위한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기사를 작성했었다. 그럼 1년이 지난 지금 상황은 나아졌을까?

아니다. 오히려 더 심해졌다고 볼 수 있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22년 고독사 실태 조사'에서 대전이 연평균 증가율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다는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다. 특히, 5060 중장년층 고독사가 전체 절반 수준으로 심각한 상황이다.

고령층, 청년층, 중장년층 등 고독사를 겪고 있어 더는 특정된 연령대에 머무는 문제가 아니었다. 모든 사람이 고독사를 겪고 있고, 누구든 쓸쓸히 죽음을 맞이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대로 손 놓고 볼 수는 없다. 왜 그들이 홀로 죽어가야 했는지, 문제를 어떻게 막아야 하는지 촘촘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모든 연령대에 나타나고 있는 문제긴 하지만, 이들을 모두 같은 방식으로 접근해선 안 된다. 2030 청년과 5060 중장년층은 분명 생활 환경도 그들이 가진 생각도, 심지어 사는 공간적 특성도 너무 다르다.



극단적인 예로 대학을 다니며 학교 근처 원룸에서 취업을 고민하고 알바로 생활비를 벌고 있는 20대와 직장을 다니며 아내와 이혼한 뒤 오랜 기간 못 봤던 아이들을 그리워하며 처음 혼자 살아보는 50대. 그들은 모든 면에서 다르게 살아가고 있다. 결국, 표준화된 방식으로는 고독사 문제를 예방할 수 없다는 것이다.

고독사를 막기 위해 연령대별 문제를 파악하고 다르게 접근해야 할 때다. 좋은 예시가 울산광역시다. 울산은 2년 전부터 1인 가구 고독사 맞춤형 사례관리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울산시는 중장년층 고독사 문제가 심각해지고 그 수도 증가하자 중장년층 1인 가구를 대상으로 실태조사와 사례 관리를 시작했다. 지역사회 사각지대에 높인 중장년층의 가구를 직접 방문해 안전 여부를 확인하거나 TV 사용 여부를 알 수 있는 스마트 돌봄 플러그를 통해 실시간 모니터링을 진행했다. 부산시도 중장년 남성 관리에 초점을 맞춰 고독사 예방 종합 대책을 마련해 진행 중이기도 하다.

이렇듯 여러 지자체에서 고독사에만 초점을 맞춘 게 아닌 연령대까지 함께 고려해 움직이고 있다. 대전시도 올해 지역 고독사 실태조사를 진행한다. 결과에 따라 어떻게 예방 계획을 세울지 정할 예정이다. 아직 어떤 방식으로 고독사를 막을지 정해지진 않았지만, 연령별 특징에 맞춰 촘촘하게 짜인 맞춤형 관리를 통해 고독사를 막을 수 있을지, 연평균 고독사 증가율이 전국에서 2위 수준이라는 불명예를 벗을 수 있을지 기대감이 크다.

/김지윤 사회과학부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3.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4.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5. 유등노인복지관, 후원자.자원봉사자의 날
  1. 생명종합사회복지관, 마을축제 '세대공감 뉴-트로 축제' 개최
  2. [화제의 인물]직원들 환갑잔치 해주는 대전아너소사이어티 117호 고윤석 (주)파인네스트 대표
  3. 대전장애인단체총연합회, 한남대 공동학술 세미나
  4. 월평종합사회복지관과 '사랑의 오누이 & 사랑 나누기' 결연활동한 동방고 국무총리 표창
  5. "함께 새마을, 미래로! 세계로!"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