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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 방송에 나오는 장면이다 보니 웃고 넘기는 경우가 많았지만, 한편으로는 '뭘 저렇게까지 젊은층 트렌드를 따라가려고 할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점점 내가 요즘 트렌드를 쫓아가지 못하고 있다는 불안이 생긴다.
사계절마다 옷을 사서 다음 계절이 되면 버릴 옷, 기부할 옷이 한 상자 가득 나왔는데 올해는 쇼핑백 하나도 채우지 못할 정도다. 애초 새 옷을 사는 횟수가 줄었다. 옷을 안 사니 자연스럽게 가방이나 장신구도 구매하지 않았다. 겨울엔 옷이 예쁜 것보다는 보온을 더욱 신경 쓰고, 가방의 브랜드와 재질보다는 물건이 많이 들어 가는지 등이 중요한 요소가 됐다. 이젠 예쁜 옷보다는 성능이 좋은 노트북이 사고 싶고, 조금 더 큰 냉장고와 건조기를 구매하고 싶다. 전자·가전제품을 사고 싶은 대로 사고 다른 쇼핑도 할 수 있는 여유 넘치는 재정도 아니니, 요새 유행하는 게 뭔지는 찾아보지 않으면 모르게 된 셈이다.
흔히 말하는 'flex' 즉, 명품을 사서 자랑을 하는 트렌드가 아직도 뜨거운 줄 알았다. 명품이라고 하면 여성의 가방만 생각했던 나는 참 편협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지역 대형 유통업계들은 남성을 공략하기 위해, 남성 명품 매장을 입점시키느라 분주했다. 그러면서 국내에 집중됐던 소비가 해외여행, 면세점 등으로 이어져 명품 매출이 줄어들까 걱정하는 것도 뒤늦게 알았다.
올해 출입처가 변경돼 아직 적응 단계에 있다. 유통을 담당하게 됐는데 트렌드에 민감한 곳이라는 게 새삼 느껴진다. 유통 업계에선 변화하는 소비 패턴이나, 소비자들의 욕구를 빠르게 파악해 각종 전략을 펼쳐 나간다. 자칫 눈치만 보다 뒤늦게 뛰어들면 어느새 트렌드는 변해 있는 경우도 허다하다. 업계에선 트렌트를 민감하게 눈치 채는 게 돈이 된다.
사실 이러한 트렌드는 단순 쇼핑에 한정되지 않는다. 유행하는 취미뿐만 아니라 재테크 방식까지도 포함된다. 각종 앱을 사용하며 적립하거나 쿠폰을 사용해 알뜰한 경제 활동을 펼치거나, 주식이나 적금 등도 20~30대라면 미리 준비해야 하는 것이라는 조언들이 쏟아지기도 한다. 여러 정보를 보고 나니 왜 그 연예인이 그렇게 트렌드에 민감하게 반응하려고 했는지 이해됐다.
사람들의 소비 방식은 경제 상황으로 이어지는 만큼 '트렌드에 민감한 사람이 돼 봐야지' 이런 생각이 드는 새해다.
김소희 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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