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생의 시네레터] 내러티브와 이미지로 구현하는 욕망의 세계 '아바타 : 물의 길'

  • 오피니언
  • 김선생의 시네레터

[김선생의 시네레터] 내러티브와 이미지로 구현하는 욕망의 세계 '아바타 : 물의 길'

김대중 영화평론가·영화학 박사

  • 승인 2023-01-26 08:49
  • 정바름 기자정바름 기자
KakaoTalk_20230116_161813131
영화 속 아바타는 미래의 인간입니다. 죽기도 하고, 상처도 입지만 현재의 사람들보다 훨씬 강합니다. 날짐승을 타고 날 수 있고, 물짐승을 타고 잠수도 합니다. 서구 이야기 전통의 뿌리라 할 그리스 신화는 신들의 세계로부터 인간이 왔다고 합니다. 그런데 영화 속 아바타와 나비족의 세계는 얼핏 그리스 신화를 닮았지만 사람들의 상상과 기술로 만들어낸 이미지입니다. 유전자를 다루는 과학도 개재됩니다.

영화는 인간들의 세계와 나비의 세계, 그 중간의 아바타들, 그리고 숲과 물 등 서로 다른 층위의 세계들을 가로지릅니다. 그러나 이야기와 캐릭터가 연속됩니다. 핵심적 연결 고리는 욕망입니다. 마치 그리스 신화와 인간 세계의 공통점이 욕망하는 존재들과 그들이 벌이는 갈등, 투쟁이듯이 말입니다. 지켜야 하는 가치와 그것을 중심으로 하는 약속과 결의가 있는가 하면 비교와 경쟁, 승부와 복수가 존재합니다. 그러므로 영화가 구현하는 세계의 이야기와 공간은 인간 세상을 담아내는 거울과도 같습니다.

요새이자 삶의 터전인 숲을 위협하는 세력에 맞서는 전반부, 숲속 나비족들의 몰락을 피하려고 물 부족의 틈으로 숨어드는 셜리 일가를 다룬 중반부, 그리고 그들을 찾아내 복수하려는 대령 아바타 일당의 침략과 그에 맞서는 후반부. 영화는 크게 세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탄탄한 내러티브와 놀라운 이미지 구현이 이 긴 영화를 지탱하는 힘입니다. 실상 전반부와 후반부의 이야기는 할리우드 장르 영화의 익숙한 패턴대로 갑니다. 가족을 위협하는 세력의 등장과 우여곡절을 통과하고 끝끝내 지켜내는 가족의 가치, 그리고 그 과정에서 희생하고 헌신하는 존재에 대한 감동의 눈물 등등. 가장 매력 있기는 중반부입니다. 바다를 배경으로 하는 갖가지 이미지들의 놀라운 향연을 바탕으로 청소년 캐릭터들의 성장담이 대단히 아름답습니다.

역시 <아바타>의 매력은 CG를 활용한 이미지입니다. 어쩌면 보통 인간 세계에서 구현할 수 없는 배경과 캐릭터의 움직임을 구현하기 위해, 즉 CG를 활용하기 위해 나비족들이 사는 숲과 바다가 필요한 것인지도 모릅니다. 내러티브만이 아니라 영화 속 이미지 역시 인간 욕망의 구현으로 작동합니다. 비록 가상이기는 하지만 이는 놀라운 시각적 쾌감을 안겨 줍니다. 영화 <아바타> 시리즈는 할리우드 영화가 보여줄 수 있는 가장 강력한 힘을 느끼게 합니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학대 마음 상처는 나았을까… 연명치료 아이 결국 무연고 장례
  2. 원금보장·고수익에 현혹…대전서도 투자리딩 사기 피해 잇달아 '주의'
  3. 김정겸 충남대 총장 "구성원 협의통해 글로컬 방향 제시… 통합은 긴 호흡으로 준비"
  4. [대전미술 아카이브] 1970년대 대전미술의 활동 '제22회 국전 대전 전시'
  5. 대통령실지역기자단, 홍철호 정무수석 ‘무례 발언’ 강력 비판
  1. 20년 새 달라진 교사들의 교직 인식… 스트레스 1위 '학생 위반행위, 학부모 항의·소란'
  2. [대전다문화] 헌혈을 하면 어떤 점이 좋을까?
  3. [사설] '출연연 정년 65세 연장법안' 처리돼야
  4. [대전다문화] 여러 나라의 전화 받을 때의 표현 알아보기
  5. [대전다문화] 달라서 좋아? 달라도 좋아!

헤드라인 뉴스


대전충남 행정통합 첫발… `지방선거 前 완료` 목표

대전충남 행정통합 첫발… '지방선거 前 완료' 목표

대전시와 충남도가 행정구역 통합을 향한 큰 발걸음을 내디뎠다. 이장우 대전시장과 김태흠 충남지사,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홍성현 충남도의회 의장은 21일 옛 충남도청사에서 대전시와 충남도를 통합한 '통합 지방자치단체'출범 추진을 위한 공동 선언문에 서명했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수도권 일극 체제 극복, 지방소멸 방지를 위해 충청권 행정구역 통합 추진이 필요하다는 데에 공감대를 갖고 뜻을 모아왔으며, 이번 공동 선언을 통해 통합 논의를 본격화하기로 합의했다. 이날 공동 선언문을 통해 두 시·도는 통합 지방자치단체를 설치하기 위한 특별..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자영업으로 제2의 인생에 도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정년퇴직을 앞두거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만의 가게를 차리는 소상공인의 길로 접어들기도 한다. 자영업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나 메뉴 등을 주제로 해야 성공한다는 법칙이 있다. 무엇이든 한 가지에 몰두해 질리도록 파악하고 있어야 소비자에게 선택받기 때문이다. 자영업은 포화상태인 레드오션으로 불린다. 그러나 위치와 입지 등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아이템을 선정하면 성공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에 중도일보는 자영업 시작의 첫 단추를 올바르게 끼울 수 있도록 대전의 주요 상권..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 3·8민주의거 기념관 개관…민주주의 역사 잇는 배움터로 운영 3·8민주의거 기념관 개관…민주주의 역사 잇는 배움터로 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