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속 17㎞ 버스서 넘어진 승객, 운전기사 '무죄'

대전지법 형사9단독

승강장 정차 후 천천히 출발하는 버스에서 승객이 쓰러져 안전운전의무 위반 혐의로 기소된 시내버스 기사에게 법원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됐다.

대전지법 형사9단독 차호성 판사는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대전 시내버스 기사 A(53)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A씨는 2022년 5월 27일 오후 4시 30분께 대전 유성구 과학공원네거리 인근 승강장에서 승객 B씨를 태운 후 출발하는 과정에서 승객이 넘어져 다치게 하는 등 안전운전 의무를 위반했다는 혐의를 받았다.

그러나 재판부가 심리한 바에 따르면, 운전석 바로 옆에 진행 방향을 등지고 서 있던 승객 B씨가 넘어질 때 버스의 속도는 시속 17㎞에 불과했다. 또 B씨가 넘어질 때 블랙박스 녹화화면 상에는 버스 내 여러 승객들이 서 있었으나 중심을 잃거나 넘어지는 장면이 나타나지 않았다.

재판부는 "버스는 승객을 태우면 다시 출발하기 마련이므로 손잡이나 기둥을 잡는 등의 조치를 취해 넘어지는 사고를 방지할 수 있었고, 이를 버스기사가 승객들에게 일일이 안내할 의무가 있다고 볼 수 없다"라며 "승객이 착석하지 않은 상태에서 버스를 출발했다고 해서 이를 위험과 장애를 초래할 개연성 높은 운전행위라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