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수 사회과학부 차장 |
우리나라는 과거 190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자녀를 자산으로 바라보는 경향이 있었다. 자녀를 많이 낳아 그중 경제적으로 잘 풀린 자녀가 자신을 봉양해 줄 것이라는 믿음에 기인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시대가 크게 바뀌었다. 딩크(DINK)족부터 욜로(YOLO)족까지 다양한 세대가 등장했으며, 플렉스(Flex)를 외치는 이들의 초점은 개인의 행복으로 귀결된다.
급기야 남들이 다 낳는 아이 하나만 낳아서 잘 키우자는 분위기에서, 굳이 아이를 낳아야 하는 지, 결혼은 왜 해야 하는 지에 대한 의문으로 생각이 뻗치고 있다. 자녀 출산으로 인해 내 자신의 인생을 희생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맞벌이 부부라면 자녀 돌봄에 대한 공백이 생겼을 때 엄마·아빠찬스부터 온갖 수단을 동원하기에 급급하다. 만약 탈출구를 찾지 못한다면 결국 회사에 아쉬운 소리를 해야 하고, 이는 개인의 커리어에 악영향을 미치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세상이 조금씩 변하며 일과 가정의 양립에 대한 중요성이 사회 곳곳에 퍼지곤 있지만, 아직은 공허한 메아리로 들려온다. 이런 탓에 젊은 세대(부부)들에게는 자녀를 낳으면 손해라는 인식으로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개인적인 이유와 별개로 사회 유지 차원에서 자녀는 낳아야 한다. 전문가들은 합계출산율이 2.1명이 돼야 현재의 인구를 유지할 수 있다고 말한다. 현실은 어떤가?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은 0.81명으로 절반에도 못 미치는 처참한 수준이다. 2021년 인구 수 5163만명에서 오는 2040년 5019만명으로 급속도로 우하향하게 돼 결국 국가의 기반이 무너지게 된다.
이런 가운데, 대전교육청이 윤석열 정부의 교육개혁 중 하나인 '늘봄학교 시범사업'에 선정됐다고 한다. 이 사업은 공교육에서 오전 7시부터 오후 8시까지 초등학생의 돌봄과 교육(Edu-care)을 담당해 주는 것이 핵심이다.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자녀를 둔 우리 맞벌이 부부도 크게 환영할 만한 정책이다. 시행 전이지만, 늦은 시간까지 자녀를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든든한 울타리가 생긴 느낌이다. 공교육인 만큼 만족도 역시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여러 복지 선진국에서 그러하듯, 아이를 국가에서 책임지는 시스템을 정책적으로 완성도 있게 만들어주길 바란다.
끝으로 젊은 부부들이 출산을 하지 않는 사회적 문제를 더 이상 개인의 문제로 치부해선 안된다. 마음 놓고 아이를 낳고 기를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야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김흥수 사회과학부 차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