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량 있는 신진작가들의 소개하는 '넥스트코드' 전시가 대전시립미술관 제1·2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다. '넥스트코드'는 청년작가들을 발굴하고 지원하며 동시대 미술의 새로운 변화를 이끄는 프로젝트다. 지난해 '넥스트코드 2022' 전시를 위해 심사가 열린 가운데 김소정, 김은혜, 김현석, 백요섭, 장철원 5인의 작가가 선정된 바 있다. 대전·충남에 연고가 있는 39세 이하의 청년작가를 대상으로 심사했으며 다양한 매체를 아우르며 동시대적 미감과 작품성이 돋보이는 작가들이 선발됐다.
김소정은 동양화의 기록화적 특징으로 망각된 사건, 대상들을 되짚으며 이를 섬세한 먹의 농담으로 단단하게 새긴다. 김은혜는 광고, 유튜브, 일상의 사물들을 재가공해 언어와 권력, 매체성에 대해 발언하는 작업을 보여준다. 김현석은 첨단기술의 시대에 미디어와 테크놀로지의 동시대성을 다각도로 탐색한다.
백요섭은 경험과 기억이 축적되는 방식, 서로 연결된 감각적 기억의 파편들을 소환하고 장철원은 보이지 않는 자연의 원리를 관찰해 그것에서 추상해낸 구조들과 불확실성 사이를 오간다. 전시는 이달 29일까지 열린다.
이응노 미술관에선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추구했던 고암의 실험적인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이응노 미술관은 4월 2일까지 2023년 이응노미술관 소장품전 '뉴 스타일, 이응노'를 진행한다. 고암은 1960년대 도불 당시, 파리화단의 대표적인 미술사조였던 앵포르멜(Informel) 작가군에 의해 다양한 형태로 제작되던 추상화 표현방식을 적극 수용하며 자신만의 조형 세계를 형성하고 확장해 나갔다.
이번 전시는 총 4개의 테마로 전시장이 구성돼 있다. 1전시실에서는 이응노의 아카이브 자료와 1960~70년대 큰 전환점을 맞이한 고암의 새로운 작품 경향을 살펴보고 2전시실에서는 도불 직전 60년대 초기 추상 작품을 통해 어떤 상황에서도 늘 새로움을 추구한 이응노의 뉴 스타일을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3·4전시실에서는 도불 이후 조각 작품과 어려운 환경을 자신의 방식으로 극복한 창작자의 처절한 결과물인 옥중화를 전시한다.
근현대전시관인 충남도지사 공관에선 '6.25 전쟁과 이승만 대통령, 옛 충남도청 관사촌에서의 5일간의 기록'이란 전시가 진행 중이다. 한국 전쟁 당시 이승만 대통령의 피난길과 테미오래 관사촌에 머물렀던 기간에 일어난 일련의 사건에 초점을 맞췄다. 메타버스를 활용한 전시 해설도 들을 수 있다.
또 다른 전시공간인 1호 관사에선 기획전시 '관사촌 人 이야기'를 진행하고 있다. 관사촌에 살았던 사람의 생애와 그 당시의 상황을 조명한다. 1940년부터 3년 동안 옛 충청남도 관사촌에 거주했던 김우영이 주제다. 김우영은 1940년 충남도 참여관 겸 산업부장으로 임명돼 관사촌에 거주했는데, 이번 전시는 그의 네 번째 아내 양한나의 삶과 비교해 보여준다. 김우영은 독립운동을 도운 만세 변호사로 시작했지만 조선총독부 소속 고위 공무원으로 말년을 보며 친일반민족행위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그의 마지막을 함께 했던 양한나는 독립운동가이자 평생을 사회운동에 매진한 사회사업가로 활동한 인물이다. 이번 전시는 혼란스러운 시기에 순응했던 김우영의 삶과 어려웠던 시기에도 자신의 소신을 지켰던 양한나의 삶을 비교하며, 그 시대 삶을 살았던 사람들에 대한 다양한 관점을 제시하고 있다. 전시는 이달 31일까지다.
한편 대전시립미술관, 이응노미술관, 테미오래는 22일 설 당일은 휴무며 연휴에도 개방할 예정이다.
정바름 기자 niya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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