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장선거 벌써부터 혼탁조짐...대전 유성서 고발 사례

조합장 입후보 예정자, 노인회에 과일상자 돌려 고발조치 받아
아산서도 입후보 예정자 조합원 4명에 음식제공하다 고발 당해
선거 40여일 앞두고 설 연휴 기간 부정선거 우려 목소리 제기

3월 8일 치러지는 제3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를 앞두고 대전에서 벌써부터 기부행위로 고발 건이 나오는 등 혼탁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설 연휴를 앞둔 상황에서 부정 선거운동이 시작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18일 대전 유성구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2022년 12월 말 유성구의 조합장 입후보 예정자 A 씨는 조합원들이 속한 노인회와 다른 조합원 1명에게 13만 3000원 상당의 포도 4상자를 건넸다가 고발 조치됐다.

공공단체 등 위탁선거에 관한 법률은 조합장선거의 후보자가 되려는 사람은 기부행위 제한 기간 중인 2022년 9월 21일부터 2023년 3월 8일까지 선거인이나 가족, 그들이 설립·운영하는 단체에 기부행위를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대전뿐만 아니라 충남 아산에서도 입후보 예정자를 위해 조합원 4명에게 식당에서 6만 9250원어치 음식을 제공한 조합원 B 씨도 고발당했다.

선거가 40여 일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지역에서 고발 사례가 나오면서 제2회 선거 상황을 재현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당시 대전의 C 농협 입후보예정자 2명 등은 조합원 56명에게 170여 만원 상당의 선물을 제공해 기부행위제한 규정 위반 혐의로 수사를 받았으며, D 농협 입후보예정자 역시 조합원에게 식사와 축의금 등을 제공해 검찰에 고발된 바 있다.

이 같은 기부행위 고발 건수는 전국적으로 제1회 첫 선거 당시 117건에서 2회 143건으로 늘어난 상황이다. 수사 의뢰도 1회 7건, 2회 3건, 경고는 1회 38건, 2회 22건 등으로 꾸준하다.

선거가 끝난 이후에도 잡음이 발생하기도 했다. 대전의 E 지역농협 후보 측 지지자가 당시 현직 조합장을 대상으로 예산을 부당하게 사용했다고 검찰에 고발한 사건도 있었다.

조합장 선거마다 고소·고발 건이 끊이지 않은 데는 인사권과 기관장급 대우, 억대의 판공비 등 막강 권력을 손에 쥘 수 있어서다. 임기 4년간 조합의 각종 사업과 예산 등의 조합 운영 전반의 권한을 가진다. 지역에선 웬만한 자치단체장보다 힘이 세다고 평가한다.

선관위는 단속 역량을 집중해 적발된 행위에 대해선 무관용 원칙으로 엄중 대처한다는 계획이다.

선관위 관계자는 "기부행위와 관련돼 법에 저촉되는 사안에 대해선 꾸준하게 홍보하고 있고, 각 구별 선관위에서도 조합 총회 때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며 "적발된 위법행위에 대해선 무관용 원칙으로 엄중히 대처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방원기 기자 b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