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 천안시, 단국대, 충남치과의사회, 오스템임플란트사가 2022년 11월 8일 충남도청 상황실에서 국립치의학연구원 공동유치 협약식을 가진 모습. [출처=중도일보 DB] |
충남도가 대통령 공약사항임을 들며 천안 유치 당위성을 역설하는 가운데 대전에서 민간 주도로 유치 움직임이 일고 있어서다. 광주와 대구, 부산 등이 유치에 열을 올리는 상황에서 대전과 충남이 불필요한 경쟁을 벌이기보단 유기적인 공조에 나서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다.
국립치의학연구원은 충남도의 역점사업이다. 치의학연구원을 중심으로 미래의료 신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한다는 계획으로, 천안을 최적지로 내세우고 있다. 단국대 치과대학병원과 순천향대병원 등 의료 인프라가 조성돼있고 교통 접근성이 좋다는 점이 근거다. 무엇보다 대통령 공약으로서 치의학연구원 충남 유치는 당연하단 게 김태흠 충남지사와 충남도의 일관된 입장이다.
하지만 이상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공모사업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전국에서 유치 활동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현재 부산과 대구, 광주 등에서 유치 움직임이 일고 있다. 김태흠 지사가 보건복지부에 공모사업 전환 우려를 전한 것도 이 때문이다. 앞서 국립경찰병원 분원이 대통령 공약사항임에도 공모사업으로 전환된 바 있어 충남도는 추진 상황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대전에서도 유치 움직임이 본격화된다. 대전시치과의사회를 중심으로 민간유치위원회를 구성하고 17일 치의학연구원 대전 유치 선포식을 여는 것이다. 이들은 대전이 지리적 접근성이 우수하고 출연연과 KAIST의 연구역량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단순 기관 유치를 넘어 새로운 산업 생태계 조성으로 일자리 창출 등 경제 효과도 노릴 수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민간 주도의 움직임이지만, 대전시도 가능성은 열어두는 모양새다. 앞서 대전시는 치의학연구원 설립과 유치 지원을 위한 민간 추진 실무협의회를 운영한 바 있다. 치의학연구원은 이장우 시장이 구상한 내용이기도 하다. 지방선거 당시 박태근 대한치과의사협회장과 만나 치의학연구원 설립 필요성에 공감하고 '한국치의과학연구원' 대전 설립과 치의과학 클러스터 육성을 선거 공보물에 담았다.
대전에서도 유치 움직임이 일자 충남과 대전의 불필요한 경쟁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전과 충남 간 집안싸움으로 번질 경우 충청권 공조 체계가 무너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유치전에서 다른 지역의 경쟁력만 높이는 꼴이 될 수도 있다. 당장 방위사업청 이전을 놓고 대전과 논산이 유치 경쟁을 벌이기도 했다. 당시 유치전이 과열되며 지역갈등으로 번질 위험이 컸다.
충남도 관계자는 "충청권 시도지사 협의회에서 김태흠 지사가 치의학연구원이 공모로 전환되면 안 된다는 의견을 냈고 대통령 공약사항인 만큼 충남에 반드시 설립돼야 한다는 단호한 입장"이라며 "지자체 간 치의학연구원 유치 문제를 서로 예의 있게 풀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송익준·내포=조훈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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