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1.21 사태가 오늘에 주는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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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1.21 사태가 오늘에 주는 교훈

장광열/국방대학교 안보문제연구소 책임연구위원, 정치학 박사

  • 승인 2023-01-17 09:47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한국전쟁 이후 북한의 자력 갱생과 고립주의 채택

해방 이후, 한반도 북쪽에서 소련의 지원을 받아 정권을 획득한 북한은 일제가 남겨놓은 각종 공업시설과 압록강 수풍댐 등의 에너지 시설을 근간으로 남한보다 경제적으로 유리한 조건에서 출발하였다. 그러나 1960년대에 들어와 이러한 상황은 서서히 역전되기 시작하였다. 박정희 정권이 등장하면서 한국에서는 여러 정책적 변화가 있었으며, 논란은 있지만 확실히 이 시기부터 긍정적 방향으로의 국가적 변화가 뚜렷하게 발생하였다. 그리고 베트남전 참전을 통해 미국과의 동맹 관계도 한층 강화되었다.

한편, 한국전쟁이 막바지로 치닫는 1953년에 세계 공산주의의 지도자였던 스탈린이 사망하면서 소련을 중심으로 하는 공산주의 국가들의 결속력이 헝클어지고 만다. 흐루쇼프가 소련의 권력을 잡으면서 중소 간의 분쟁이 발생하게 되었으며 북한은 중국과 소련을 오가는 등거리 외교를 선택하게 된다. 이와 같은 상황 속에서 북한은 자력갱생을 중심으로 하는 주체사상을 주창하였고 일종의 고립주의를 지향하였다.

◇대통령 암살을 위한 북한의 청와대 기습 감행



1.21사태는 위와 같은 북한을 둘러싼 여러 전략적 환경에서 발생했다고 말할 수 있는데, 한국은 경제적으로 비약적인 발전을 이룩하고 있으며 미국과의 동맹을 더욱 단단하게 결속시키고 있었다. 그러나 공산주의의 두 축인 소련과 중국은 상호 적대시 하면서 북한의 입지는 좁아졌다. 한편, 한국이 베트남 전쟁에 참전하게 되면서 상당한 전력의 공백이 생긴 것처럼 보였다. 그리하여 북한은 당시 전략적으로 불리한 상황을 모면하고 한국 내부에 혼란을 조성하기 위해 대통령의 관저인 청와대에 침투하여 대통령 암살을 시도한 것이었다.

청와대 기습미수사건을 일으킨 124군부대는 북한의 민족보위성 정찰국 소속의 특수부대로서 1967년에 창설되었다. 상급부대로부터 임무를 하달받은 부대는 이를 정예요원 31명으로 하여금 수행토록 하였다. 1월 17일 새벽에 개성을 출발한 그들은 임진강을 도하하여 문산의 파평산, 구파발을 거쳐 21일 밤 청와대 인근까지 침투하는데 성공한다. 그러나 한국군의 비상 검문에 정체가 드러나자 기관총을 쏘면서 도주하였다. 이후 한국 정부는 군경합동작전을 실시해 공비 31명 가운데 29명을 사살하였고 1명을 생포하였다. 그러나 1명은 북으로 도주하였다. 그러나 사건으로 인하여 민간인을 포함한 30명이 사망하고 52명이 부상당하는 안타까운 희생이 있었다.

◇북한 도발에 대한 철저한 대비책 강구

위와 같은 1.21사태를 맞는 오늘, 그날과 유사한 상황이 근래 발생하면서 다시금 이를 뒤돌아 보게 한다. 최근, 북한은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되면서 외부와의 소통을 멈추었으며 코로나로 인하여 스스로를 고립시켰다. 그리고 핵무기 위력 강화노력과 탄도미사일의 개발로 인하여 세계로부터 제재를 받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얼마 전, 북한의 무인기가 서울까지 비행하면서 대통령 집무실이 있는 용산지역을 정찰했다는 논란이 발생하였다.

이러한 사건은 앞으로 북한의 유사한 도발이 계속될 것이라 예고하는 것으로서 대통령 집무실 뿐 아니라 중요한 국가시설과 범국민적 기간 시설도 위협에 노출될 수 있다는 맥락에서 이해하여야 할 것이다. 만약 한 번 적의 도발을 허용하게 되면 막대한 물리적 손해와 정신적 압박을 초래되는 것이 현대 첨단 사회가 갖는 특징이기에 우리는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한다.

북한의 위협은 예상할 수 없다는 것에 우리는 주목해야 한다. 1.21사태와 같이 무장공비가 침투할 수도 있으며, 무인기를 이용한 정찰도 다시 시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DDos공격 및 해킹 등을 통한 사이버테러도 감행할 수 있으며, 연평 포격 도발 같은 물리적 행위도 부정할 수 없다. 따라서 우리는 북한의 도발이 항시 있을 수 있다는 자세로 민관군이 통합하여 북한의 도발에 대해 준비하고 실행할 수 있는 만반의 태세를 갖추어야 할 것이다.

장광열/국방대학교 안보문제연구소 책임연구위원, 정치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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