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효인 사회과학부 기자 |
1979년 해외·우수과학자 유치를 위해 지어진 공동관리아파트는 2012년부터 사람이 살지 않는다. 시설 노후화를 이유로 퇴거 명령이 떨어진 후 모든 입주민이 나갔고 이후 쭉 방치되고 있다. 여러 차례 활용방안을 찾기 위한 시도가 있었지만 좌절되기 일쑤였다. 정부 출연연 등 7개 기관이 소유하고 있어 의견을 하나로 모으기 어려웠던 탓이다. 마침내 2022년 구체적인 계획이 나왔다. 그동안 활용방안으로 제안됐던 내용을 모은 결과였다. 공동관리아파트 부지에 연구·창업·전시·교류 기능을 넣은 개방형 과학기술 혁신공간을 탄생시키겠단 계획이었다. 다소 많은 기능이 담겼다는 의견이 있었지만 소유 관계가 얽힌 만큼 이해가 안 가는 것도 아니었다. 10년째 방치 중인 공동관리아파트가 새 옷을 입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었다.
2023년은 대덕특구가 출범한 지 50주년이 되는 해다. 앞으로의 50년 미래를 준비하는 시점에 맞춰 공동관리아파트의 변신을 본격 추진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았을 테다. 현실은 절망적이다. 예비타당성조사라는 행정절차 관문을 넘지 못하면서(더 정확히는 진입해 보지도 못하면서) 또 한 번 갈피를 잃은 상태다. 사전에 지자체의 도시계획변경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등 준비에 미흡한 점이 있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이 사업을 당장 추진해야 한다는 정부의 추진 의지가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 많은 이들의 기대가 좌절됐다.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 다시 고민해야 하는 처지다.
공동관리아파트 활용 사업을 맡은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는 대전시, 소유기관대표 등과 TF를 만들어 또 다시 논의에 들어간다. 지난 논의를 발전시켜 현실적인 방안이 나오길 기대한다. 이곳이 가진 상징과 역사를 살리면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방안 말이다. 각 주체가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고 적극적인 협력도 필요하다. 무엇보다 대전시가 사안에 대해 깊이 고민하길 바란다. 과학수도 대전은 대덕특구가 있었기에 가능했고 앞으로도 그럴 테다. 올해 11월에 대덕특구 출범 50주년 행사가 열린다. 대덕특구 50주년이라는 타이틀에 맞춰 이곳을 어떤 모습으로 탈바꿈할지 선포하는 상상을 해 본다. 임효인 사회과학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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