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철 교수(대전성모병원 산부인과) |
▲여성호르몬 억제 '약물치료'=약물치료는 경구약과 주사제 등이 쓰인다. 경구약은 출혈이나 통증을 줄이기 위한 증상 조절에 주로 사용하고, 주사제는 일시적으로 여성호르몬을 억제해 보다 더 강력하게 출혈 등 근종의 증상을 조절하거나 수술 전 근종의 크기를 줄이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한다.
대신 여성호르몬을 인위적으로 억누르는 만큼 갱년기 증상과 같이 얼굴이 붉어지고 땀, 피로, 관절통 등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특히 장기간 사용하는 경우 골다공증과 같은 부작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주로 수술 전 급히 증상을 조절하거나 크기를 줄여 수술이 잘 진행될 수 있도록 하는 전 처치로서 단기간 사용한다. 약물치료는 근종의 크기를 줄이거나 근종을 없앨 수는 없고, 근종 치료에 보조적인 역할만 해주고 있다.
▲비수술적 치료법 '중재시술'=중재시술은 비수술적 방법으로 고주파 자궁근종용해술, 자궁동맥 색전술, 고강도 초음파집속술 등이 있다.
먼저 '고주파 자궁근종용해술'은 전신마취 또는 수면마취 후 고주파 열에너지를 발생시키는 바늘을 자궁근종에 삽입해 고주파를 발생시켜 근종을 줄이는 방법이다. 시술 후 근종의 크기는 최대 80%까지 감소한다는 보고가 있지만 근종의 개수가 2~3개 이상으로 많거나 바늘이 닿을 수 없는 위치 또는 인접 장기와 가까이 있을 경우 시술이 어렵고 주변 장기에 손상을 줄 수 있다.
'자궁동맥 색전술'은 자궁에 혈류를 공급하는 제일 큰 혈관인 자궁동맥을 막아 근종에 공급되는 산소와 영양분을 차단해 근종을 줄이는 방법이다. 근종은 비정상적으로 자라나는 조직이기 때문에 정상 자궁보다 더 많은 산소와 영양분을 필요로 한다. 이 시술을 통해 혈류를 일부 차단하면 정상 자궁조직보다 근종이 먼저 영향을 받아 크기가 급격히 줄어든다. 허벅지를 지나는 혈관에 가는 관을 넣어 시술하므로 전신마취가 필요 없다. 특히 출혈을 일으키는 자궁근종의 치료에 효과적이고 시술 24시간 전후 출혈이 줄어드는 게 보인다. 이 시술은 근종의 크기나 개수에 무관하게 시술할 수 있으나 크기가 큰 장막하 근종에는 효과가 떨어진다.
마지막으로 '고강도 초음파집속술'이 있다. 이 시술은 고주파 자궁근종용해술처럼 근종 세포에 강한 열을 가해 근종을 파괴하는데, 에너지를 바늘로 직접 전달하는 대신 특수한 장비로 체외에서 높은 출력의 초음파를 조사해 몸속에 있는 근종에 고열을 일으켜 근종을 줄이게 된다.
근종이 완전히 제거되는 것은 아니고 임신 시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에 대해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아서 임신 및 출산을 계획하는 환자에게는 권고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크기가 큰 1~2개의 근종이 있을 경우 수술 없이 자궁을 보존하고 증상을 완화하는데 치료 방법이다.
▲수술치료는 크기·위치에 따라 결정=근종을 완전히 제거하기 위해서는 현재 수술이 가장 근본적인 치료법이다. 수술은 환자의 증상과 근종의 크기, 위치에 따라 결정하게 된다. 근종의 크기가 5㎝ 이상이라도 출혈이나 통증 등 증상이 없고 임신 계획이 없다면 지켜보기도 한다. 반면 크기가 1~2㎝로 작음에도 불구하고 자궁 내 출혈을 일으키거나 5㎝ 이하에서 방광을 누르는 위치에 자리하고 있어서 소변을 자주 보게 된다면 수술을 진행하는 경우도 있다.
개복수술은 복강경으로 제거가 어려운 크기이거나 위치가 자궁내막에 침범해 효과적으로 제거가 어려운 경우 등 수술 난이도가 높을 경우 선택하는 수술 방법이다.
자궁경 수술은 점막하 근종으로 중상이 있는 경우 시행하는데, 복부를 통하지 않고 질 부위를 통해 간단히 제거할 수 있다. 위대장내시경으로 용종수술을 하는 것과 같은 방법으로. 자궁경부를 통해 가늘고 긴 카메라와 수술 기구가 들어가 근종을 제거하기 때문에 몸에 상처가 남지 않고 신체적 부담도 거의 없다는 게 장점이다.
복강경수술은 배에 작은 구멍을 뚫고 가늘고 긴 카메라를 넣어 수술하는 방법이다. 개복수술에 비해 상처가 작고 수술 후 환자가 느끼는 통증이 적어 회복이 빠른 장점이 있다. 다만 근종의 크기가 너무 크거나 개수가 많은 경우에는 복강경으로 수술하기 어렵다.
김흥수 기자 soooo0825@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