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채이 선수가 관저동에 위치한 연습장에서 훈련에 집중하고 있다. |
둔산여고 볼링부 김채이(17)선수와 볼링의 인연은 중학교 1학년 체육 선생님의 권유로 시작됐다. 평소 운동을 좋아했지만, 볼링장 근처도 가보지 않았던 중학생 소녀에게 볼링은 낯선 운동이었다. "처음에는 취미로 시작하는 운동이라 생각했어요. 선수로 뛰겠다는 생각은 전혀 없었는데 몇 번 굴려보니 묘한 매력이 있더라고요. 저도 모르는 사이에 선수가 됐고, 대회도 나가게 되고 그렇게 고등부 선수까지 오게 됐어요"
김채이는 구력이 다른 선수에 비해 짧은 편이다. 보통은 초등학생 때 기본기를 다지고 중학교에서 본격 선수로 전향하지만, 김채이 선수는 중학교에 올라와 볼링을 접했다. 동료 선수들에 비해 손이 작다는 점도 핸디캡이었다. 불리한 조건에도 불구하고 김채이는 긍정 마인드와 노력으로 극복하고 있다.
어성문 둔산여고 볼링부 코치는 "(김)채이는 구력도 짧고 손이 작은 데 비해 공에 힘을 실을 줄 아는 선수"라며 "현재 단계에서 기본기를 다지고 부족한 부분을 채워준다면 크게 성장할 선수"라고 평가했다.
김채이가 처음 대회에 나간 시기는 장대중학교 2학년 무렵이었다. 경험 삼아 나갔던 대회에서 받아든 성적은 거의 바닥권이었다. 어린 마음에 실망할 법도 했지만, 절치부심의 계기가 되었다. "처참한 심경이었는데 오히려 오기가 생기더라고요. 몸속에 있던 승부욕이 그때부터 상승했고 더 훈련에 집중했죠. 그렇게 연습해서 몇 개월 후 나간 대회에선 16위까지 순위를 끌어 올렸어요. 노력하면 이렇게 결과가 나온다고 생각하며 자신감을 많이 얻었어요"
지난해 전국체전에서 김채이는 19세 이하 마스터즈에서 동메달을 따냈다. 2인조 경기에서도 2위를 기록하며 역대 출전 대회 중 가장 좋은 성적을 거뒀다. 앞서 열린 대구광역시장기 대회에서도 5인조 경기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중위권에 머물러 있던 개인 순위도 상위권으로 끌어올렸다. "가장 큰 힘이 된 건 부모님이죠. 여기서 끝이 아니라고 격려해 주셨어요. 아빠가 종종 연습 상대가 되어 주시는데 승부를 떠나서 조언을 많이 해주세요. 볼링 인생에 있어 동반자 같은 아빠예요"
김채이의 2023년 목표는 개인전 금메달이다. 올해는 성적으로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올해는 개인 성적에 집중하고 싶어요. 학교의 명예를 위해선 단체전도 무시할 수 없는데 다행히 후배들이 잘 따라와서 고맙게 생각하고 있어요. 내신도 중요하니까 공부도 좀 해야 할 것 같아요(웃음)"
김채이의 최종 목표는 볼링으로 자신의 한계까지 가보는 것이다. 성적은 한계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얻어진다고 믿고 있다. "일단은 체대 가는 것이 목표예요. 실업까지 가면 더 좋겠지만, 그만한 땀과 노력이 있어야죠. 이제 볼링은 선택이 아니라 운명이라 생각합니다."
금상진 기자 jodpd@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