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마리 |
125개 민족이 어울려 사는 네팔은 그만큼 다양한 문화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중 어린 소녀를 살아 있는 여신 '쿠마리'로 숭배하는 전통은 독특하다.
'쿠마리'를 한국어로 직역하면 '처녀'다.
하지만, 여기서 '쿠마리'는 산스크리트어인 '꺼우마르야'로 공주라는 뜻이다.
불교도들은 쿠마리 여신을 최고의 여성 신 '버즈러데비'의 의인화로 간주한다.
반면 힌두교에서는 쿠마리를 '떠래주 여신'의 화신으로 간주하며, 네팔 곳곳에서 숭배한다.
힌두교도들은 쿠마리 대비가 '떠래주(두르가 여신의 환생) 여신'의 힘으로 국가를 악으로부터 보호한다고 믿는다.
그런 만큼 네팔에는 '쿠마리'와 관련해 많은 이야기가 전해진다.
가장 유명한 것은 '네팔의 고대 말라 왕인 저여 뻐러까스 멀러가 방에서 떠래주 여신과 주사위 놀이를 하던 중 왕비가 발견하자 떠래주 여신은 사라졌고, 사라지기 전에 왕에게 자신이 러뜨너와리의 네와르(삭겨) 공동체의 어린 소녀로 환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이 말을 들은 왕은 떠래주 여신의 영혼에 사로잡힌 소녀를 찾아 궁궐을 나섰다고 한다.
이렇게 어린 소녀를 숭배하는 전통은 17세기경 카트만두에서 시작됐다.
쿠마리는 쿠마리 거르(집)에서 살아야 한다.
쿠마리는 인드라 자뜨라와 같은 특별한 경우에만 밖으로 나갈 수 있다.
인드라 자뜨라 동안 쿠마리는 전차 안에 앉아 있으며 수천 명의 신봉자가 쿠마리를 보기 위해 모여든다.
사람들은 살아있는 신을 보기만 해도 행운이 찾아온다고 믿는다.
또한, 쿠마리는 질병에 대한 특별한 권한을 가지고 있다고 믿는다.
과거에는 쿠마리 여신은 쿠마리 거르에만 있어야 했고, 공부나 다른 활동을 못 했으나 현재는 쿠마리 집에서 개인 교사를 통해 교육을 받을 수 있다.
특별 감독하에 국가시험도 볼 수 있다.
지금의 쿠마리는 권리를 이행하고 여신 자리에서 물러난 후에도 정상적인 삶을 살아가도록 함과 동시에 전통을 유지하는 점진적인 변화가 이뤄지고 있다. 세종= 이소니 명예 기자(네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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