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에서] 집값 시장에 맡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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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에서] 집값 시장에 맡겨야

박병주 경제교육부 차장

  • 승인 2023-01-03 10:33
  • 수정 2023-01-04 12:41
  • 신문게재 2023-01-04 18면
  • 박병주 기자박병주 기자
박병주
박병주 경제교육부 차장
피해자는 있는데, 가해자는 없다. 이렇다 보니 처벌 대상도 명확지 않다. 혼란스러운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을 두고 하는 얘기다. 굳이 유력한 용의자를 꼽는다면 지난 정부를 지목할 수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을 비롯해 당시 여권 인사와 정부는 임기 말 부동산 정책 실패를 인정했다. 대다수 국민도 5년 동안 수많은 정책을 내놓은 정부의 잘못을 받아들인 분위기다.

특히 자유시장 경쟁체제에서 정부의 무리한 개입은 두고두고 세간의 입방아에 오르내린다.

그렇다고 부동산 안정화(?)를 위해 20여 차례 규제 정책을 펼친 국가에 모든 탓을 돌릴 수만은 없다. 다만, 이런 상황에서 일부 사람들은 누명을 벗은 듯하다. 지난 정부 시절 부동산 시장의 죄인으로 취급받던 다주택자나 임대사업자 등이 억울함(?)을 조금이나마 풀 수 있는 분위기가 찾아오면서다. 수년간 투기꾼이라는 비난으로 고통을 받아 왔던 이들에게 이제 와서 집값 폭등의 가장 큰 요인이 '금리'가 영향을 미친것으로 알려진다.

실제 금리 여파는 부동산 시장에 큰 영향을 줬다.



부동산 안정화를 위한 강력한 규제책에도 저금리 기조에선 무주택 서민과 2030세대 등 너도나도 할 거 없이 은행 빚을 내 아파트를 매수했다. 덩달아 집값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다.

오랜 기간 잡지 못한 집값은 급격한 금리 인상 맞춰 날개가 꺾였다. 분위기가 급반전하면서 2년 전 가격으로 회귀하는 모양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 등 대내외 영향을 차치하더라도 아파트값은 금리에 크게 영향을 받았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전국 기준 아파트 가격은 2022년 12월 26일 누적 7.48% 하락했다. 부동산이 활황이던 2021년 12.46% 상승과 대조된다. 반년 만에 반 토막 난 아파트 단지도 속출했다.

부동산 지표도 하락했다. 전국 아파트 매수심리는 12월 말 기준 70.2를 기록했다. 기준선인 100을 훨씬 밑돈다. 지난 2012년 7월 부동산원이 매매수급지수를 조사하기 시작한 이후 역대 최저치다. 매수 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으면서 5주 전부터 역대 치를 갱신 중이다.

집값 폭등을 우려했던 정부는 속절없이 치솟던 아파트 가격 거품이 무너지는 양상을 보이자 완화에 초점을 두고 대못을 하나하나 제거하고 있다.

경착륙을 막기 위해서다. 정부의 급반전 정책에 기대와 우려 목소리가 나온다. 정부의 지나친 개입에 따른 좋지 않을 결과를 불과 몇 개월 만에 또다시 경험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2023년 계묘년 새해에도 정부는 세금과 대출 등 각종 부동산 완화정책을 가동한다. 올해 첫 열린 원희룡 장관 주재 주거정책심의위원회에서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 용산을 제외한 전 지역에 대해 투기과열지구, 조정대상지역, 투기지역에서 전면 해제했다.

전문가들은 시장이 안정화되는 시점에서 너무 빠른 완화는 오히려 가격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를 낸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부동산은 거주 목적도 있지만, 재산 가치에서도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누군가는 전 재산일 수 있다. 때문에 더 많은 피해자를 양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한 정책 변화가 필요하다.

누군가는 부동산으로 부를 축적했을 테고, 또 다른 누군가는 대출 등으로 빚에 허덕이고 있을 것이다. 지난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를 윤석열 정부가 타산지석 삼아 다시는 혼돈에 빠트려선 안 된다.

박병주 경제교육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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