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에서] 토끼처럼 껑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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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에서] 토끼처럼 껑충

  • 승인 2023-01-01 11:06
  • 수정 2023-01-01 16:28
  • 신문게재 2023-01-02 8면
  • 서혜영 기자서혜영 기자
서혜
2023년 새해가 밝았다. 어제와 똑같은 해가 떴지만 매년 1월 1일이 되면 기분이 새로워진다. 올해는 그동안 멀리했던 책도 많이 읽어야지, 올해는 반드시 다이어트에 성공해야지, 올해는 더 아껴쓰고 저축해야지, 좀 더 너그러운 마음을 가져야지…. 모두들 새해를 맞아 새로운 각오를 다지며 한해를 준비할 것이다.

올해는 계묘년 토끼의 해이다. 육십간지 중 40번째인 계묘에서 계(癸)는 흑색, 묘(卯)는 토끼를 의미해 '검은 토끼의 해'라고 불린다. 일반적으로 '토끼'하면 희거나 핑크색의 귀여운 모습을 떠올리기 마련인데 검은색토끼라니, 어딘가 이질감이 느껴진다. 하지만 계묘년을 상징하는 색인 검은색은 인간의 지혜를 뜻한다고 한다. 올해의 상징 동물인 토끼 역시 우리 민족의 정서 속에 친근하게 자리잡고 있는 동물 중 하나로 지혜와 꾀가 뛰어난 영리한 동물로 손 꼽힌다. 영특한 토끼의 특성과 지혜의 검은색의 만남이라니, 올 한해 어려움이 닥쳐도 지혜롭게 이겨나가는 한 해가 될 것 같은 기대감이 생긴다.

우리 민족은 대대로 귀한 자식을 뜻할 때 '토끼같은 자식'이라고 표현할 만큼 토끼를 귀한 동물로 여겼다. 또한 토끼는 1년에 4~6회 임신해 새끼를 낳으므로 동서양을 막론하고 다산과 희망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지난해 봄 부산의 한 절에서 십이지신 동상을 본 적이 있다. 십이지신 중 네 번째로 등장하는 묘신은 영리한 표정과 함께 용맹한 기운을 담고 있었다. 그것도 당당하게 백수의 왕인 호랑이 옆자리다. 구전소설로 유명한 '별주부전'에서는 토끼의 영민함에 관한 내용이 나온다. 바닷속 용왕이 병이들자 토끼의 간이 명약이라는 말을 듣고 자라를 시켜 육지 토끼를 바닷속으로 꾀어오게 한다. 자라의 말에 속아 용궁까지 오게 된 토끼는 위기의 순간 침착하게 간을 육지에 두고 왔다며 다시 육지로 돌아가 목숨을 구한다.



희망차게 새해를 맞았지만 우리가 처한 상황은 녹록지 않아 보인다. 코로나19는 여전히 진행중이고 각종 경제지표는 세계적 경기 침체로 최악을 향해 가고 있다.

고물가·고금리에 부동산 시장도 한파를 맞았고 주식시장 역시 큰 폭으로 하락했다. 많은 전문가들이 올해 우리 경제가 경기둔화를 넘어 최악의 위기 상황에 처할 것으로 경고하고 있다. 듣기만 해도 힘이 빠지는 뉴스들이다.

그 어느때보다 토끼같은 지혜가 필요한 때이다. 토끼와 관련된 고사성어인 '교토삼굴'은 '꾀있는 토끼는 만약을 대비해 3개의 구멍을 만든다'는 뜻으로 유비무환의 의미로 쓰인다. 지혜롭게 준비해 어려운 일을 면한다는 뜻이다. 다사다난했던 호랑이 해를 보내고 새롭게 맞이한 토끼해, 우리 모두 지혜로운 토끼의 기운을 받아 모든 일에서 껑충 도약할 수 있기를 기원해보자.

서혜영 편집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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