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다대기', 국산 고춧가루로 '둔갑'…학교 급식에도 납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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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다대기', 국산 고춧가루로 '둔갑'…학교 급식에도 납품

다진 양념 단순 건조해 유통 '신종범죄'
원산지 속여 집행 유예 중 추가 범죄
아들에게 뒤집어씌우는 파렴치함까지…

  • 승인 2022-12-28 16:34
  • 신문게재 2022-12-29 6면
  • 이유나 기자이유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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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충남지원이 고추가루 원산지를 거짓 표시해 유통한 충남 고춧가루 업체 운영자를 구속하고 공범 7명을 불구속 수사하고 있다. 사진=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충남지원 제공.
중국산 다진 양념을 단순건조해 국산 100% 고춧가루로 둔갑한 지능형 신종범죄가 발생했다. 이 가운데 일부는 학교 급식에까지 사용되는 등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충남지원은 고춧가루 원산지를 거짓 표시해 유통한 충남의 한 고춧가루 제조업체 운영자 A 씨를 구속하고 공범 7명을 불구속 수사 중이다.

해당 업체는 2021년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중국산 혼합고추양념(다대기) 등으로 5600만 원 상당 가짜 고춧가루 3.5톤가량을 제조하고 '100% 국내산 고춧가루'라고 표시해 인터넷 등을 통해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중 약 800kg인 1700여만 원은 학교급식지원센터를 통해 초·중·고 급식에 납품했다.

과거 주로 중국산 고추로 제조한 고춧가루를 국산으로 속였던 사례보다 한층 더 진화한 것이다. 거짓 납품한 고춧가루 주원료는 중국산 혼합고추양념으로 고춧가루 40%, 양파 등 양념 25%, 기타 정제수로 제조됐으며, 식품 유형으론 '향신료 조제품'에 해당한다. 그런데도 이들은 혼합양념을 건조하고 체로 쳐서 수분과 양념을 제거하고 중국산 고춧가루를 섞어 '100% 국산 고춧가루','원료명 건 고추 100% 국내산' 등으로 표시했다.



원산지를 속인 주범은 아들에게 죄를 뒤집어씌우는 파렴치함도 보였다. 아들 명의로 업체를 운영하던 주범 A 씨는 혐의를 부인하고 모든 책임을 아들과 직원들에게 전가했으나 수사결과 A씨가 실제 운영자이고 위반제품 생산을 지시한 것이 밝혀졌다. 특히 A 씨는 과거에도 원산지 표시 위반으로 집행유예를 포함한 3회의 처분을 받은 전력이 있고 이번엔 집행유예 기간임에도 추가로 범행하다 적발됐다.

충남 농관원은 2021년 12월경 제보를 받고 검정해 거짓 유통을 확인했다. 이후 관련자 핸드폰 등을 압수하고 포렌식을 실시하는 등 약 1년간 수사를 통해 직원, 가족 등 범죄에 가담한 공범 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특히, 주범 A 씨는 증거인멸과 도주의 우려가 있어 12월 20일 대전지방법원에서 구속 영장이 발부돼 구속된 상태다.

충남농관원은 이처럼 지능적인 수법의 신종 범죄가 더 있을 것으로 예상해 위반이 의심되는 업체와 고춧가루 유통현장 단속을 강화할 예정이다. 김재민 충남농관원 지원장은 "소비자들이 맨눈으로 고춧가루의 원산지나 원재료를 구분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 다른 업체보다 지나치게 가격이 저렴하거나 실제와 다르게 원산지를 표시하는 것을 목격했을 경우 전화나 농관원 누리집을 통해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유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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