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바이오경제 시대 대한민국에선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이하 생명연)이 국내 유일의 바이오 분야 정부 출연연구기관(이하 출연연)으로서 톡톡한 역할을 하고 있다. 기관장 연임 기준 완화 이후 유일무이한 연임에 성공한 김장성 원장은 그 선봉에서 국내 바이오산업의 산·학·연·병·을 잇는 한 축으로서 든든히 역할을 하고 있다. 김장성 원장에게 코로나19 펜데믹과 포스트 코로나를 위한 생명연의 역할과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생명연에 대해 간략히 소개해 달라.
▲바이오는 국민 삶의 질 향상과 국가 혁신성장을 동시에 성취할 수 있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 분야이자 바이오경제 시대를 주도할 기술이다. 세계는 지금 바이오 기술 기반 신산업 창출을 통해 경제성장을 이끄는 바이오경제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생명연은 국내 바이오 연구의 구심체 역할을 수행하는 바이오 분야 유일의 출연연이다. 글로벌 바이오 원천연구와 공공 인프라를 지원함으로써 건강하고 안전한 국민의 삶에 기여하고 국가 바이오경제 구현에 앞장서고 있다. 1985년 설립 이래 37년간 국가·사회적 연구개발 수요에 맞춰 국내·외 연구거점 마련하고 기초 원천연구와 연구개발(R&D) 인프라 제공, 인력양성과 바이오산업 생태계 조성 등을 통해 국가 생명과학 기술혁신과 바이오산업의 발전을 선도해 왔다. 개방형 혁신과 디지털 연구개발 플랫폼 구축을 통해 국가·사회적 현안 해결에도 매진하고 있다.
▲생명연은 팬데믹 이후 국가적 코로나 위기 극복을 위한 지원 방안으로 국내 치료제 백신 개발기업 지원을 수행했고 다양한 측면에서 성과를 얻었다. 약물치료 효과를 검증하기 위한 '영장류 코로나19 감염모델'을 세계에서 네 번째이자 국내 최초로 개발해 ABSL-3 시설을 활용한 '기업 후보물질에 대한 효능평가'를 지원했다. 또 코로나19 바이러스 검출 관련 진단기술 개발 지원 등을 통해 치료제 개발기업 중 8개 기관(9개 물질), 백신 개발기업 7개 기관(9개 물질)이 임상에 진입하는 성과를 얻었다. 이중 SK바이오사이언스, 셀트리온은 개발 제품이 허가품목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진단기기 유효성 평가 지원 등을 통해 진단기업 젠바디의 진단키트가 허가품목으로 지정되는 성과도 있었다.
▲포스트 코로나19를 대비해 신기술 개발 및 국제 공동연구를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효율적인 감염병 대응을 위한 신규 연구개발 방향은 신규 감염병에 적용 가능한 플랫폼 기술을 확보하고 즉시 활용 가능한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생명연은 mRNA 기반 백신 플랫폼 구축 및 원천기술 개발을 기관의 핵심사업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국내 신·변종 감염병 치료제와 백신 개발에 필수적인 전임상시험을 상시지원하는 '국가전임상시험지원센터'도 운영하고 있다.
더불어 감염병의 조기 극복을 위해서는 국내의 연구협력 체계도 중요하지만, 국제적인 협력이 반드시 필요한 사항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생명연은 국제적인 감염병 연구를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GloPID-R 회원국을 기반으로 감염병 발생 위험이 높은 아시아 국가 위주의 네트워크 협력 체계 구축과 mRNA 신기술 개발과 관련된 미국과의 공동연구 협력을 추진 중이다.
▲대덕특구는 지난 반세기 동안 대한민국의 세계 10대 경제 대국, 세계 10대 과학기술 강국 진입에 큰 역할을 수행해왔다. 하지만 급변하는 대내외 환경 속에서 기존 성장 모델이 한계에 직면하며 대덕 특구의 새로운 혁신클러스터 모델 창출이 요구되고 있다.
이를 위해 연기협은 대덕특구 재창조를 추진함에 있어 대덕특구를 신기술·신산업 창출을 위한 테스트베드로 활용하기 위한 전략을 마련할 것이다.
지역과의 상생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지역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융합 프로젝트 등 과학기술 기반의 지역혁신 모델을 만들어 그간 대덕특구의 문제로 지적돼 온 폐쇄성 극복에도 노력하겠다.
대전시와 과기정통부를 비롯해 출연연·대학·기업 등 특구를 구성하는 다양한 주체들과 함께 대덕특구 재창조 사업으로 말미암아 100년을 바라볼 수 있는 대덕특구가 될 수 있도록 협력하겠다.
-출연연 연임 제도 완화 이후 연임에 성공한 첫 사례다. 이후에도 연임자가 없다. 연임 기관장으로서 기관을 이끌어가면서 느끼는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연임 원장이라는 타이틀이 영광스럽지만, 한편으로 연구원 발전에 대한 사명감과 무거운 책임감을 함께 느낀다. 처음 원장으로 선임된 후 조직문화를 개선하고 R&D 체질을 혁신해 우리 연구원을 하나의 팀으로 만드는 데 주력했다면, 현재는 생명연을 대표할 수 있는 세계 최고 수준의 성과를 창출하고 바이오산업의 혁신성장을 견인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본인 이후 연임 기관장이 없다는 사실이 스스로를 되돌아보게 한다. 새해를 맞아 연임 당시의 초심을 떠올리며, 그간에 한 일들을 되돌아보고 앞으로 해야 할 일들을 다시 한번 고심하겠다.
출연연 기관장 연임제도는 연구 연속성과 책임경영을 확보하고 안정적이면서도 일관된 R&D 환경조성을 위해 개정됐다. 정부출연연구기관의 중장기 R&D를 통해 기술패권 시대의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핵심원천인 과학기술 발전할 수 있도록 도입 취지에 맞게 제도가 운용되길 바란다.
▲2022년 생명연의 가장 큰 성과는 기존의 연구체계를 혁신해 조직·내부 협력·연구시스템의 세 가지 측면에서 대형 연구성과를 창출할 수 있는 R&D 체계로 혁신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선 조직 측면에서는 소규모 전문연구단 체계를 탈피해 합성생물학연구소를 대규모 전문연구소로 전환 후 맞춤형 지원을 통해 대형 연구성과 창출 기반을 조성했다. 내부 협력 측면에서는 신약개발 파이프라인 시범사업 수행, Working-Group 운영 등을 통해 성공적인 내부 협력모델을 도출했다. 연구시스템 측면에서는 디지털·플랫폼 기술과 바이오 기술 간 융합을 목적으로 하는 내부 디지털 전환 전담조직인 디지털바이오혁신센터를 구축해 운영했다.
2023년에는 국가전략기술에 선정된 첨단바이오 기술개발의 허브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세 가지 업무를 수행하려 한다.
첫째는 수월성 측면에서 첨단바이오와 생명연의 R&R을 연계하고 첨단바이오분야를 중점 육성할 수 있는 중점기술별 전문연구소를 구축·운영하겠다.
둘째는 개방성 측면에서 산·학·연·병 대상의 개방형 바이오 R&D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해 임상병원과의 전략적 협력 강화, 글로벌 우수 연구기관과의 공동연구 수행 등을 추진하려 한다.
끝으로, 성장성 측면에서 국가적 성과 창출 지원을 위한 첨단바이오 파이프라인을 구축해 산학연 성과 연계를 위한 협업시스템을 구축하고 기업 수요기반의 연구협력을 강화할 것이다.
대담=고미선 사회과학부장·정리=임효인 기자
●김장성 원장은…
▲출생: 1968년 2월 충남
▲학력: 서울대 농생물학 학사, KAIST 생화학 석사, KAIST 종양생물학 박사
▲주요경력: 전 (재)목암생명공학연구소 이사, 전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부원장, 전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UST) 교수, 전 국가과학기술심의회 생명의료 전문위원, 현 국가마우스표현형사업단(KMPC) 이사, 현 특허법원 과학기술자문위원회 자문위원, 현 보건복지부 제4·5기 제약산업 육성·지원위원회 민간위원, 현 충남대병원 비상임이사, 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생명공학종합정책심의회 위원, 현 제4차 생명공학육성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총괄위원장, 현 한국생명공학연구원장
▲상훈: 대한민국 과학기술훈장 진보장 수훈(201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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