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온 학생 |
예전부터 나는 이웃들에게 친절과 배려를 베푸는 이웃이 되고 싶었다. 그랬었기에 나는 지금 이웃들에게 먼저 인사하고 정을 나눌 수 있게 된 것 같다. 처음 시작은 어려웠어도 계속 실천해 가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웃들과 상호작용할 수 있었다.
중학교 3학년 때, 아침마다 등교하기 전에 친구와 만나서 갔었다.
항상 내가 먼저 나와 있었는데 친구를 기다리는 시간 동안 아파트 교통정리를 하시는 경비 아저씨와 인사를 나누고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었었다. 그리고 내가 친구보다 늦은 날에는 항상 경비 아저씨께 "다녀오겠습니다." 라는 인사를 했었다.
처음에는 친구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먼저 나와 있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경비 아저씨와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일부러 더 일찍 나왔다. 집에서 등교 준비하는 시간마다 오늘은 경비 아저씨와 무슨 이야기를 나눌까 하는 생각으로 하루를 시작하는게 좋았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아저씨께서 하시는 말마다 재미있었고 지혜로우셨다. 주로 오늘의 날씨는 어떻고, 코로나 백신은 몇 차까지 맞았는지, 어제는 왜 안 보였었던 건지, 소소하지만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했었다. 특히 봄이나 가을에는 일교차가 크기 때문에 아저씨께서는 내가 충분히 따뜻한 재킷을 챙겨 입었는지 걱정해 주셨고 건강과 관련하여 나의 친할아버지처럼 조언을 많이 해주셨다.
분리 배출하러 나갈 때에도 인사하고, 아파트 주변에서 마주치면 꼭 웃는 얼굴로 인사했다. 하지만 학년이 바뀌면서 지금은 친구와 만나서 등교하지 않기 때문에 경비 아저씨를 아침에 만날 일이 없고 아파트 주변을 돌아다닐 때 가끔 마주치면 인사하는 정도이다. 지금 다시 떠올려 보면 경비 아저씨도 나와 이야기하는 시간이 재미있었고 덕분에 지루하지 않으셨을 것 같다.
경비 아저씨와 인사하고 이야기 나누기 전까지는 아파트 이웃들과 서로 인사하지도 않고 이야기를 나눈 경험이 별로 없었다. 막상 먼저 인사하기엔 부끄럽고 먼저 인사해야겠다고 생각하다가 타이밍을 놓친 경우가 대다수였다. 그랬었던 내가 아침마다 경비 아저씨께 인사를 하면서 조금씩 바뀌어 나갔고, 좀 더 부끄럽지 않게 이웃들에게 먼저 인사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제는 이웃들과 인사하고 이야기 나누는 것을 망설이고 피하기보다는 같은 아파트 주민으로서 말 한마디씩 하면서 얼굴을 트는 것이 좋다. 서로 이야기를 나누면서 상대방에 대한 긍정적인 감정이 생기고 친밀감을 쌓을 수 있는 것 같다.
"오늘 날씨가 좋네요"와 같은 똑같은 주제로 얘기를 한다고 해도 말할 때마다의 설렘은 항상 같다. 나보다 어린 친구이든, 연세가 많으신 분이든, 누구든지 내가 먼저 인사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엘리베이터에서 인사를 나누며 이웃들이 사는 층의 버튼을 눌러줄 때도 많다. 많이 마주친 이웃들은 사는 층 수를 기억해 놨다가 내가 먼저 버튼을 미리 누르기도 한다. 이웃을 위해 작은 친절을 베풀었다는 생각에 뿌듯했고 이웃들의 얼굴을 기억에 담아둘 수 있어서 행복했다.
나도 나에게 친절과 배려를 해주는 이웃이 있으면 고맙고 기억에 남게 된다. 그리고 그 이웃들과 다음에 또 마주칠 때 더 활기찬 모습으로 인사를 나누게 되는 것 같다.
내 친구들도 아파트 이웃들에게 작은 배려를 실천하고 인사를 나누며 이야기도 소소하게 해 보았으면 좋겠다. 이웃들과의 인사를 당연히 아파트 주민이라서 의무적으로 해야 한다는 생각보다는 진심으로 이웃에게 친절을 베풀기 위해 인사해 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코로나바이러스 공포로인해 지속되던 삶이 그 공포로부터 무뎌지고 있는데 언택트 시대를 지내면서 이웃에게 작은 관심을 보여주면 더 좋지 않을까?
*편집자 주
이 글은 2022년 '사단법인 충 효 예 실천운동 대전 연합회'에서 모집한 실천수기에서 전국 최우수작으로 뽑힌 작품임을 알려드립니다. 좋은 글이 있으면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심사위원 김용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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