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방역을 이유로 2020년 12월 8일 시행된 은행 영업시간 단축이 2022년 12월 22일 현재까지 정상화되지 않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 |
대전에선 지점과 출장소가 매년 줄어들고 있는데, 은행 업무를 볼 시간이 부족하다는 지역민들의 불만 목소리도 나온다.
일각에선 방역을 이유로 시작된 은행 단축 운영이 이대로 굳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22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등에 따르면 방역 당국은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지역에선 예상대로 내년 초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풀리면, 현재 오전 9시 30분에서 오후 3시 반에서 당초 오전 9시에서 오후 4시였던 은행 영업시간으로 돌아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다만, 기존 금융 노사 합의에 따르면 자동으로 은행 영업시간이 원래대로 늘어나지 않기 때문에 노사 간 협의가 필요하다. 때문에 노조의 근로시간 단축(주 4.5일 근무) 요구 등과 맞물려 금융소비자들의 불편에도 불구하고 '오전 9시 반 개점·오후 3시 반 폐점'이 아예 굳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당초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와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영업시간 정상화를 위한 공동 태스크포스(TF)를 만들기로 했으나, 금융노조위원장 선거로 TF구성이 연기된 것도 이 같은 관측에 힘을 실는다.
지역에선 지점과 출장소가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상황에서 시간을 늘려야 한다는 금융소비자들의 요구가 높다. 금융감독원 집계를 보면, 최근 4년 새 대전의 주요 시중은행은 점포 수를 줄여나가고 있다. 우선 KB국민은행의 경우 올해 6월 기준 지점 18곳, 출장소 6곳을 운영 중이다. 2019년 6월 지점 22곳, 출장소 11곳에서 지점 4곳을 줄여나갔다. 신한은행도 올 6월 기준 지점 12곳, 출장소 1곳으로, 2019년 6월 지점 16곳, 출장소 3곳에서 지점을 4곳, 출장소를 2곳 각각 축소했다. 우리은행도 2019년 6월 지점 15곳, 출장소 5곳에서 2022년 6월 지점 14곳, 출장소 4곳으로 각 1곳씩 줄였다. 하나은행도 2019년 6월 지점 39곳, 출장소 8곳에서 2022년 6월 지점 33곳, 출장소 8곳으로 지점을 6곳 축소했다.
줄어든 지점·출장소에 더해 영업시간까지 짧아지자 지역 금융소비자들은 불편함을 토로한다. 스마트폰이 익숙하지 않은 장년층에서도 업무 시간을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 모(56) 씨는 "스마트폰으로 업무를 보려고 해도 익숙하지 않아 은행에 들러야 하는데, 시간이 짧다 보니 퇴근하고는 갈 수 없어 불편하다"며 "시간을 늘려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한편, 은행들의 영업시간 정상화는 내년 4월 이후에나 논의가 시작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결국 올해를 넘기게 됐다. 특히 금융 노조 측에서 주 4.5일 근무를 요구하고 있어 영업시간 정상화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방원기 기자 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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