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기행서 '아시아 바다의 역사 기행' 표지이미지. |
대전고등학교 출신 30년 경력의 금융인 이재일 전 한국씨티은행 부행장이 최근 펴낸 '아시아 바다의 역사 기행'(도서출판 이서원, 336쪽)은 조선 시대 '비운의 왕자'로 불리는 소현세자의 죽음을 둘러싼 역사적 재해석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서울대와 한국과학원을 졸업한 이재일 저자는 현재 백제문화연구회 이사직을 맡고 있으며, 백제문화원 옛숨결 답사팀과 곤지왕국제네트워크, 하남문화유산지킴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책은 7세기부터 17세기까지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을 무대로 아시아 전역에 걸친 해양 역사를 바탕으로 한다. '소현세자가 죽지 않고 해외로 진출해 아시아 바다에서 활약했다면 어땠을까'라는 가설부터 '중국 동해안에 대륙 백제가 있었다', '고구려 후예로 산둥반도에 제나라를 세운 이정기는 황해를 지배했다', '한반도를 괴롭혔던 왜구는 대륙 백제의 후예들과 고구려 유민들이다', '왜구는 거대한 해상세력이고, 중국 화교들도 왜구의 후예들이다' 등 상상들이 실제적 사실이었음을 뒷받침하는 현장의 증거와 추론적 논리들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이재인 전 한국씨티은행 부행장. |
20일 본보와 전화인터뷰에서 저자는 "한반도로 불리는 우리나라는 북쪽과의 교류가 차단됐다는 점에서 사실상 섬나라에 가깝다. 아시아 중세 역사에서 중요했던 해양세력이 우리 민족이었다는 가설을 세웠다"며 "김성호 역사학자의 가설을 상당 부분 따랐고, 2015년 말부터 본격적으로 글쓰기에 집중한 세월이 어느새 10여 년이 흘렀다"고 말했다.
책은 서사에 기반을 둔 역사서가 아닌 현장성이 강조되는 기행문 형식을 빌렸다. 저자는 "원래는 역사소설을 쓰려 했으나 죽어있는 역사가 아닌 살아있는 역사를 전달하고 싶어 형식을 바꿨다"며 "소설의 주인공은 1644년 안타깝게 죽은 조선의 소현세자로 1636년 후금에 볼모로 잡혀갔다가 명나라가 멸망하고 청의 중국 지배가 시작될 무렵, 선진문물과 넓은 세상에 눈을 뜬 그가 죽지 않고 국외로 해외로 나가 조선을 대표해 아시아의 바닷길을 호령하는 해상왕으로 활약하는 설정"이라고 설명했다.
조성남 대전역사문화연구원장은 서평을 통해 "경제 수준이 높아지면 과거에 관심을 두게 되고, 역사의식이 있어야 미래를 내다보고 결정할 수 있다"며 "저자의 이번 신간은 이미 알려진 역사적 진실에서 한발 나아가 고려 시대를 중심으로 한 중세를 배경으로 가설과 추측을 통해 우리나라가 해상 국가였음을 역사적 근거를 통해 설득력 있는 논제를 펼치며 대륙 국가들에 맞설 한민족만의 힘과 자긍심을 돌아보게 한다"고 말했다.
한세화 기자 kcjhsh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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