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노인신문] 유비무환(有備無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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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노인신문] 유비무환(有備無患)

  • 승인 2022-12-20 14:46
  • 신문게재 2022-12-21 10면
  • 고미선 기자고미선 기자
시불재래(時不再來)라는 말이 있다. '한 번 지나간 때는 다시 오지 않는다' 는 뜻이다.

요즈음에는 억(億이)나 조(兆)를 쉽게 말하지만, 우리 인생은 백 년을 산다 해도 삼만 육천 오백일 밖에 되지 않는다. 이 중에서 잠잘 때와 병든 날과 어려서 철모르던 때와 늙어 활동하지 못할 때를 빼고 나면 정말 짧은 우리 인생이다. 오늘도 우리는 그 정해진 날 중에서 하루를 쓰는 것이다.

2022년 현재 우리나라 평균 수명이 86세이고 남자는 81.3세라니 정말 오늘을 즐기지 못하면 다시 되돌릴 수 없는 과거가 될 뿐이다.

그래서였을까? 서울 한복판에서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 발생했다. 참으로 안쓰럽고 1020 세대들에게 대한민국의 한 사람으로서 정말로 미안한 일이다. 꽃다운 청춘 158명이 불의의 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끔찍한 압사 사건은 전 세계적 뉴스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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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충구 명예기자
핼러윈(Halloween)은 본래 겔트족의 토속신앙·문화로써 죽은 귀신을 달래거나 쫓기 위해서 귀신보다 더 귀신같은 복장을 하고 귀신을 쫓는다는 행사다. 이것이 미국으로 건너가 거대한 축제가 되었고 상업주의까지 가담하게 된다.

이번 참사를 보며 그 원인을 우리 국민의 주체성 문제와 연관시켜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예부터 우리나라의 주 종교는 유교로, 효를 주축으로 조상을 숭배하는 미풍양속을 이어왔는데 사색당쟁으로 서로 다투다 상례나 제례 등에서 반대파와 갈등을 빚으면서 허례허식과 소비문화의 만연으로 실용주의자가 생겨나면서 기독교가 들어오고 유교가 몰락하고 불교와 기독교가 우리나라의 주 종교로 터를 잡았다. 선진국의 정치, 문화 등 주체성 없이 무분별하게 받아들이는 사례다.

이웃 나라 일본을 예를 들어보면 그들은 2차 대전에서 패망하고 미국에 납작 엎드려 선진 문화를 받아들이면서도 국가에 불이익 되는 것을 철저하게 구분했다. 전쟁 패망국에서 세계 굴지의 경제 대국으로 거듭나고 있으면서도 그들의 주체성은 지켜오고 있다.

일본의 주 종교는 불교와 신사숭배인데 동경 같은 일본의 큰 도시에서 십자가를 찾아보기 어렵다. 그들은 국익을 위한 모든 선진 문화를 조속히 받아들이면서도 불필요한 종교나 문화를 받아들이지 않았던 것이다. 우리나라와 비교되는 상황이며, 주체성 없이 선진국의 문화를 무조건 받아들이는 풍조가 오늘의 이런 참사를 빚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요즈음 어린이집, 유치원, 초등학교에서 고등학교까지 이런 놀이 문화가 마치 옛날부터 우리에게 있었던 것처럼 퍼져있다.

이번 이태원 참사로 아까운 젊은이들이 희생되거나 다친 것을 보고 정치인들의 책임과 사명을 다시 한번 되새기게 된다. 꽃다운 젊은 청춘들의 시신을 쌓아두고 정치권은 네 탓 내 탓을 찾고 있으니 이런 불행한 참사를 교묘히 정치에 이용하려는 자들은 정말 불쌍한 사람들이다.

남의 탓만 하지 말고 정치권이 합심하여 우리 국민의 주체성을 살리면서 무분별한 외래문화의 도입을 지향하고 우리의 고유문화를 유지 발전시키면서 사태수습에 온 힘을 기울여야 할 때다.

시불재래(時不再來) '한 번 지나간 때는 다시 오지 않는다.' 는 말을 이번 참사를 계기로 희생된 젊음을 다시 한번 되새기면서 두 번 다시 이런 참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유비무환(有備無患)의 정신으로 재무장해 온 국민이 힘을 합쳐야 할 것이다.

/강충구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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