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 도전! 아이와 함께 신문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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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 도전! 아이와 함께 신문읽기

원은석 목원대 기초교양학부 교수(국제디지털자산위원회 이사장)

  • 승인 2022-12-20 09:58
  • 신문게재 2022-12-21 19면
  • 방원기 기자방원기 기자
원은석
원은석 목원대 기초교양학부 교수(국제디지털자산위원회 이사장)
운이 좋게도 우리 집은 아침 출근 전 약 30분 정도 아이들과 함께 식탁에 앉아 아침을 먹을 수 있는 시간이 허락된다. 가족 모두 아침을 과일, 빵 또는 시리얼 정도로 간단히 때우는 편이라 차리거나 먹는 노력이 크게 들지 않는다. 그래서 가족 모두 부스스한 모습으로 앉아 이삼십 분 정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눌 약간의 여유가 있다.

어느 날 아침, 식탁 위에 구독하던 신문이 놓여 있었는데, 여섯 살 둘째 아이가 신문 속 광고 사진을 가리키며. '어 재미있는 그림이 있어!'라고 말했다. 그 이야기를 듣고 열한 살 첫째 아이가 '어디 어디' 하면서 맞장구를 쳤고, 이내 신문을 펼쳐 광고 그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면서 우리 집 아침 신문읽기는 시작되었다. 지금까지 약 넉 달 정도 이어오고 있는데, 상당히 많은 장점이 있다. 여러 전문가들이 이미 신문읽기가 좋다고 제시했지만, 실제로 아이와 함께 해보니 많은 장점을 느낄 수 있었다. 이에, 지금 활용하고 있는 아이와 함께하는 신문읽기에 적용할 수 있는 몇 가지 방법을 공유해 보고자 한다.

첫째, 아이가 관심을 보이는 부분에 초점을 맞춘다. 일단 읽는 순서를 정해두기보다는 손가는 대로 앞, 뒤로 페이지를 넘기며 훑어본다. 그러다가 아이가 그림이나 도표 또는 큰 글씨로 쓰인 헤드라인 속 단어에 관심을 보이면 그 부분을 선정하여 내용을 살펴본다. 아이가 어릴 경우에는 기사 내용을 읽기가 상당히 어렵다. 때문에 제목만 함께 읽어보거나 또는 부모가 잘 아는 내용을 다룬 기사라면, 주요 내용을 이야기처럼 들려주어도 좋다. 중, 고등학생의 경우, 제목이나 사진에 대한 설명문을 읽고 기사가 어떤 내용을 다루고 있을지 함께 유추해 보는 활동도 생각해 볼 수 있다.

둘째, 지도와 함께하면 효과가 아주 좋다. 신문기사는 주로 국, 내외 정세를 두루 다루는 경우가 많다. 이때, 기사에 나오는 지역을 지도에서 정보를 찾아보며 함께 다루어주면 내용 이해에 큰 도움이 된다. 국내 지역 또는 다른 나라의 지리적 정보와 더불어 사회문화적 주요 이슈들에 대해 함께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입체적으로 정보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 지도와 세계지도를 함께 제시하면 큰 도움이 된다. 특히 접근성을 높여 아이들이 손으로 짚어가며 위치를 찾고 지리적 특성을 파악할 수 있도록 지도를 식탁 유리 밑에 깔아두거나 가까운 벽에 걸어두면 좋다. 지구본도 상당히 좋은 자료다. 지구본의 경우 지구가 둥글다는 특성을 입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고, 위도와 경도에 대한 개념을 직관적으로 살펴볼 수 있기 때문에 기후나 우주, 천체 등의 주제로 이야기를 나눌 때 상당히 효과적이다.



셋째, 잘 모르는 정보가 나왔을 경우 가족이 모두 정보 검색에 참여하면 좋다. 신문을 함께 보다 보면 부모나 아이가 잘 모르는 정보를 접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짜임새가 좋은 기사는 내용 안에서 전문적인 용어나 일반인이 이해하기 어려운 개념은 쉽게 풀어서 설명해 준다. 그런데 아침은 대부분 시간이 빠듯하기 때문에, 모르는 단어나 개념을 만났을 경우 바로 스마트폰으로 정보를 탐색해 보는 것이 효율적이다. 부모와 아이가 원하는 정보를 정확하게 그리고 명확하게 찾아보는 과정을 함께 경험해 보면, 매일 삶을 함께하는 생활의 영역이 아닌 협업이라는 새로운 영역에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상호작용을 자연스럽게 주고받는 계기를 접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부모의 기본 마음가짐을 '슬슬'과 '여유 있게'로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신문 읽기 활동을 가족이 서로 생각을 나눌 수 있는 좋은 수단이라 생각하면 아이의 이야기에 집중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 아이가 흥미를 보이는 생각과 관심사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대화의 흐름이 점차 예상치 못한 지점, 소위 안드로메다로 빠져버리는 경우가 있다. 이때, '공부'와 '가르친다'에 중점을 둘 경우, 핵심 내용을 아이가 알아야 도움이 될 것 같고, 관련된 정보를 하나라도 얻어야 신문읽기의 효과가 있을 것으로 여겨 아이의 생각을 끊고 방향을 바꾸려 시도하기 쉽다. 그러나 기사와 관련된 명확한 정보나 핵심적인 내용은 '공부'를 전문적으로 '가르치는' 선생님의 몫으로 확실하게 선을 그으면, 부담 없이 생각과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에 집중할 수 있다. 부모와 다양한 주제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쌓여 밀도가 높아진다면, 언젠가 학교에서 신문읽기로 만난 어떤 정보를 다시 공부하게 되었을 때, 강력한 맥락을 구성하여 지속성을 갖는 정보로 받아들일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원은석 목원대 기초교양학부 교수(국제디지털자산위원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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