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의 고질적인 문제서 벗어나기 위해 시민과 대학생, 기업, 전문가가 해결사로 나섰다. 대전디자인진흥원의 '도시문제해결형 디자인 리빙랩' 사업을 통해서다. 리빙랩은 생활 속 문제를 지역 전문가와 시민 등 이해관계자가 모여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다.
올해 3월부터 대전디자인진흥원은 '디자인 씽킹', '서비스 디자인 방법론'을 더한 '시민 참여형 리빙랩' 사업을 운영해왔다. 이에 대전의 도시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4개월간 디자인 전문기업(서비스디자이너)과 시민, 대학생, 행정 전문가가 똘똘 뭉쳤다. 팀별로 나뉘어 문제 논의와 아이디어 제안, 행정 지원 모색, 로드맵 수립 등을 진행했다.
참여단은 대전 중앙로 지하상가와 유모차, 휠체어 진입문제, 가정 내 배달 쓰레기 문제 해결 시스템, 노잼도시 탈출을 위한 대전의 관광명소 만들기, 골목상권 부흥을 위한 대전 여행지도 개발, 대흥동 일방통행로 많은 역주행 차량사고 위험 방지 등 다양한 문제 해결 방안을 제시했다. 일부 과제는 행정안전부 '국민정책디자인' 우수 과제로 선정돼 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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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인터플랜입니다' 팀이 이해관계자 심층 인터뷰 모습 (사진=대전 디자인진흥원) |
'우리는 인터플랜입니다팀'(디자인 전문기업 송도영 외 4명, 대학생 참여단 김준호 외 2명, 시민 참여단 오봉관 외 2명, 퍼실리데이터 김소연)은 '대전 중앙로 지하상가 계단부 내 유모차, 휠체어 진입의 어려움 해소' 문제 해결에 나섰다. 이 팀은 대전 중앙로 지하상가는 교통약자를 위한 이동 편의 인프라를 갖추었으나, 동선 안내 취약으로 현장에서 헤매는 경우가 번번이 발생하는 문제를 발견했다.
이에 현장에서 신속히 이동 동선 파악을 도와주는 교통약자 맞춤형 이동 안내체계와 편의 서비스인 '오르락 내리락' 시스템을 마련했다. 해당 과제는 행정안전부 '국민정책디자인' 우수 과제로 선정돼 장관상을 수상했다. 상용화를 위해 대전시 담당 부서와 연계, 대전 중앙로 지하상가를 유니버설 배리어프리 시범 구역으로 운영 제안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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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디언 팀의 용도별 분쇄 가능 가정용 플라스틱 분쇄기 디자인 (사진=대전 디자인진흥원) |
코로나 19로 급격히 증가한 일회용 배달 쓰레기에 '가디언팀'(디자인 전문기업 이상원 외 4명, 대학생 참여단 진이선 외 2명, 시민참여단 임현석 외 2명, 행정전문가 김은희 외 1명)은 '가정 내 배달 쓰레기 문제해결 시스템' 마련을 수행과제로 꼽았다. 플라스틱 쓰레기 부피를 줄이는 것이 큰 숙제였다.
이에 플라스틱 쓰레기를 파쇄해 부피를 줄이고 파쇄한 쓰레기를 바로 분리배출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춘 용도별 분쇄 가능한 가정용 플라스틱 분쇄기를 고안했다. 앱을 통해 분리배출 여부와 정보를 쉽게 확인할 수 있고 분리배출 포인트 적립 등 다양한 연계방법을 통해 시민 의식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도 구상했다. 이후 정부 R&D 과제 연계, 플라스틱 분쇄기 검증 고도화하고 재활용 쓰레기 분리수거 업체, 환경 미화 단체와의 공동협력체 구성, 실증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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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러다임' 팀이 개발한 캐릭터 '꿈모씨'를 활용한 홍보 모습 (사진=대전 디자인 진흥원) |
'노잼 도시' 탈출을 위해 '패러다임팀'(디자인 전문기업 정용진, 대학생 참여단 엄윤정 외 2명, 시민참여단 장영미 외 2명, 공무원 장래국)은 '대전의 관광 명소 만들기'에 도전했다. 대전에 훌륭한 관광자원이 많지만 홍보가 부족해 관광자원이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파악했다. 패러다임 팀은 노잼 도시 이미지 탈출을 위한 캐릭터를 활용한 SNS 콘텐츠 제작과 운영을 서비스 목표로 삼았다. 대전의 대표 캐릭터인 '꿈돌이'와 짝을 이룰 '꿈모씨'라는 캐릭터를 생성했는데, 캐릭터를 활용한 관광상품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N) (P) 노네임 스튜디오팀'(서비스 디자이너 장영웅 외 1명, 대학생 참여단 이주연 외 2명, 시민참여단 김재충 외 2명, 공무원 최유리)은 '포스트 코로나19 극복과 골목상권 부흥을 위한 대전여행지도 개발'에 나섰다. 코로나 19 이후 국내 여행 열풍이 불고 있지만 대전 원도심은 킬링 콘텐츠가 부족하다. 외부 방문자가 이용하는 플랫폼이나 정보도 적은 것도 한몫한다.
이에 시민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대전 원도심 콜렉티브'라는 웹사이트 지도 플랫폼을 제작했다. 주민이 직접 추천하는 큐레이션 페이지, 여행자의 니즈를 반영한 태그분류, 스마트여행지도 서비스를 제공한다. 앞으로 콘텐츠 아카이빙을 확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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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네임 스튜디오' 팀이 만든 '대전 원드심 콜렉티브' 웹사이트 모습 (사진=대전 디자인 진흥원) |
'디자인 리퍼블릭팀’(서비스 디자이너 김태순, 시민 참여단 도양구 외 5명, 공무원 전한석)은 '대흥동 일방통행로 많은 역주행 차량으로 인한 교통혼잡과 사고위험 방지'가 해결 과제였다. 원도심의 개발사업, 조업주차·외지차량의 교통량 유입에 따른 교통 혼잡으로 주행, 통행 불편 때문이었다. 디자인 리퍼블릭 팀은 원도심의 '일방통행' 안내 문구가 운전자에게 제대로 보이지 않고 불법 주차 차량에 의해 공공 사인물이 가려지는 등 시야 확보에 방해된다는 문제를 확인했다.
이에 사전 정보전달 기능을 할 수 있는 지역 특유 사인물을 설치해 운전자가 진입·주차금지 지역을 예측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설치물이 문화예술 거리의 아이덴티티 확립, 휴식공간과 포토존으로서도 기능할 수 있도록 했다. 해당 과제 결과물은 해당 지역구와 대전 교통혼잡 일대에 확대 운영을 제안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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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리퍼블릭' 팀이 만든 사인물 시안 모습 (사진=대전 디지인 진흥원) |
한편 대전 디자인진흥원은 '도시문제해결형 디자인 리빙랩'을 위해 올해 3월부터 과제 선정과 참여단을 모집했다. 5월부터 본격적으로 리빙랩 활동이 진행돼 9월 최종결과를 평가했으며 10월에는 팀별 결과물을 행정안전부 '국민정책디자인' 과제로 제출했다. 12월에는 과제별 추진 성과를 공유하고 사후관리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정바름 기자 niya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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