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 유성구 도룡동 골프존 조이마루 1층 특별 홀에서 열린 이 행사는 올 한 해 자원봉사에 구슬땀을 흘린 자원봉사자들을 초청하여 위로하는 자리였다.
'퍼져라 자원봉사, 커져라 시민의 힘'을 슬로건으로 한 이날의 행사는 (사)대전자원봉사센터가 주관하고 (재)골프존문화재단이 후원했다. 식전 행사로 고품격의 오페라(opera)가 화려하게 펼쳐졌다.
팔색조의 변화무쌍과 뛰어난 연기, 풍성한 성량은 단숨에 객석을 사로잡았다. 화려한 댄스와 격동적 안무도 일품이었다. 이어 대전자원봉사센터 김창섭 이사장의 인사말과 내빈 소개가 이어졌다.
다음으로는 '2022 대전 자원봉사 활동 보고'가 영상으로 소개되었다. 여기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듯 올 한 해도 코로나 때문에 예년과 같은 활발한 대면 봉사활동은 상당히 어려웠다.
그렇지만 새로운 방식의 비대면 활동을 시작했다. 그 방법은 아동용품 및 선물 키트 후원과 저소득층 식료품 후원 등이었다.
이어서 참석자들을 위한 경품 추첨이 진행되었다. 다양하고 푸짐한 경품에 다들 '내가 받았으면…' 하는 바람이 역력했다. 이어 구자행 대전시자원봉사센터장이 무대 앞에 섰다.
여기서 구자행 센터장의 재치가 한껏 빛났다. '2022 대전 자원봉사 활동 보고'처럼 '2022 자원봉사 송년 행사 함께 해주신 분들을 소개합니다'라는 제목으로 영상을 통해 보여주었다는 점이다.
우리 사회는 일반적으로 오늘과 같이 큰 행사를 치르자면 고질적인(?) 습관이 있다. 그건 바로 참석자를 일일이 호명하며 소개하는 것이다.
그러면 당사자는 어깨가 으쓱하고 좋을지 몰라도 일반 참석자들은 대부분 무표정으로, 그것도 의례적 박수만 친다는 것이다. 나는 진작부터 이 문제를 허투루 보지 않았다.
더욱이 호명받은 인사가 나와서 마이크를 잡은 후 중언부언(重言復言)하는 경우엔 아까운 시간이 하염없이 흘러간다. 어릴 적 초등학생 시절, 그 추운 날 운동장에 학생들을 죄 불러 세운 뒤 '눈치 없이' 장황하게 일장 연설(一場演說)을 했던 원망스런 교장 선생님을 떠올리면 이 주장에 모두들 금세 동의할 것이다.
아무튼 여기서 나는 '자원봉사를 시민들에게 알리는 V 메신저 시민기자단'으로 소개되었다. 기자단 단장 직함의 나 역시 뿌듯한 기분이었음은 물론이다. 이어선 나머지 경품 추첨이 진행되었다.
어떡해서든 경품을 받고자 고군분투하는 모습에서 관중석은 포복절도의 진정한 축제 즐거움이 물결로 이어졌다. 풍선 불어 멀리 보내기와 정신을 똑바로 차리지 않으면 틀리기에 십상인 "야!" "왜?"의 문답 이벤트 또한 배꼽을 빼는 경품 받기 이벤트였다.
"네가 오후 4시에 온다면 나는 3시부터 행복할 거야." - 프랑스 작가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에 나오는 말이다. 그래서 차용하고자 한다.
"올해도 자원봉사에 헌신하신 대전 자원봉사자 여러분~ 여러분들께서 오후 4시에 오신다면 저는 3시부터 행복할 거예요.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홍경석 / 작가 · '사자성어는 인생 플랫폼'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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