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키호테 世窓密視] 자부심의 준거

  • 오피니언
  • 홍키호테 세창밀시

[홍키호테 世窓密視] 자부심의 준거

당신께서 오후 4시에 오신다면

  • 승인 2022-12-17 00:00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2022 대전 자원봉사 송년 행사인 '안녕 2022, 안녕 2023'이 12월 13일 오후 3시부터 열렸다.

대전시 유성구 도룡동 골프존 조이마루 1층 특별 홀에서 열린 이 행사는 올 한 해 자원봉사에 구슬땀을 흘린 자원봉사자들을 초청하여 위로하는 자리였다.

'퍼져라 자원봉사, 커져라 시민의 힘'을 슬로건으로 한 이날의 행사는 (사)대전자원봉사센터가 주관하고 (재)골프존문화재단이 후원했다. 식전 행사로 고품격의 오페라(opera)가 화려하게 펼쳐졌다.

팔색조의 변화무쌍과 뛰어난 연기, 풍성한 성량은 단숨에 객석을 사로잡았다. 화려한 댄스와 격동적 안무도 일품이었다. 이어 대전자원봉사센터 김창섭 이사장의 인사말과 내빈 소개가 이어졌다.



다음으로는 '2022 대전 자원봉사 활동 보고'가 영상으로 소개되었다. 여기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듯 올 한 해도 코로나 때문에 예년과 같은 활발한 대면 봉사활동은 상당히 어려웠다.

그렇지만 새로운 방식의 비대면 활동을 시작했다. 그 방법은 아동용품 및 선물 키트 후원과 저소득층 식료품 후원 등이었다.

이어서 참석자들을 위한 경품 추첨이 진행되었다. 다양하고 푸짐한 경품에 다들 '내가 받았으면…' 하는 바람이 역력했다. 이어 구자행 대전시자원봉사센터장이 무대 앞에 섰다.

여기서 구자행 센터장의 재치가 한껏 빛났다. '2022 대전 자원봉사 활동 보고'처럼 '2022 자원봉사 송년 행사 함께 해주신 분들을 소개합니다'라는 제목으로 영상을 통해 보여주었다는 점이다.

우리 사회는 일반적으로 오늘과 같이 큰 행사를 치르자면 고질적인(?) 습관이 있다. 그건 바로 참석자를 일일이 호명하며 소개하는 것이다.

그러면 당사자는 어깨가 으쓱하고 좋을지 몰라도 일반 참석자들은 대부분 무표정으로, 그것도 의례적 박수만 친다는 것이다. 나는 진작부터 이 문제를 허투루 보지 않았다.

더욱이 호명받은 인사가 나와서 마이크를 잡은 후 중언부언(重言復言)하는 경우엔 아까운 시간이 하염없이 흘러간다. 어릴 적 초등학생 시절, 그 추운 날 운동장에 학생들을 죄 불러 세운 뒤 '눈치 없이' 장황하게 일장 연설(一場演說)을 했던 원망스런 교장 선생님을 떠올리면 이 주장에 모두들 금세 동의할 것이다.

아무튼 여기서 나는 '자원봉사를 시민들에게 알리는 V 메신저 시민기자단'으로 소개되었다. 기자단 단장 직함의 나 역시 뿌듯한 기분이었음은 물론이다. 이어선 나머지 경품 추첨이 진행되었다.

어떡해서든 경품을 받고자 고군분투하는 모습에서 관중석은 포복절도의 진정한 축제 즐거움이 물결로 이어졌다. 풍선 불어 멀리 보내기와 정신을 똑바로 차리지 않으면 틀리기에 십상인 "야!" "왜?"의 문답 이벤트 또한 배꼽을 빼는 경품 받기 이벤트였다.

"네가 오후 4시에 온다면 나는 3시부터 행복할 거야." - 프랑스 작가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에 나오는 말이다. 그래서 차용하고자 한다.

"올해도 자원봉사에 헌신하신 대전 자원봉사자 여러분~ 여러분들께서 오후 4시에 오신다면 저는 3시부터 행복할 거예요.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홍경석 / 작가 · '사자성어는 인생 플랫폼' 저자

홍경석 세창밀시
* 홍경석 작가의 칼럼 '홍키호테 世窓密視(세창밀시)'를 매주 중도일보 인터넷판에 연재한다. '世窓密視(세창밀시)'는 '세상을 세밀하게 본다'는 뜻을 담고 있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기고]대한민국 지방 혁신 '대전충남특별시'
  2. 금강환경청, 자연 복원 현장서 생태체험 참여자 모집
  3. "방심하면 다쳐" 봄철부터 산악사고 증가… 대전서 5년간 구조건수만 829건
  4. [썰] 군기 잡는 박정현 민주당 대전시당위원장?
  5. 기후정책 질의에 1명만 답…대전 4·2 보궐선거 후보 2명은 '무심'
  1. 보은지역 보도연맹 희생자 유족에 국가배상 판결 나와
  2. 안전성평가연구소 '국가독성과학연구소'로 새출발… 기관 정체성·비전 재정립
  3. 지명실 여사, 충남대에 3억원 장학금 기부 약속
  4. 재밌고 친근하게 대전교육 소식 알린다… 홍보지원단 '홍당무' 발대
  5. '선배 교사의 노하우 전수' 대전초등수석교사회 인턴교사 역량강화 연수

헤드라인 뉴스


충청 4·2 재·보궐 결전의 날… 아산·당진·대전유성 결과는?

충청 4·2 재·보궐 결전의 날… 아산·당진·대전유성 결과는?

12·3 비상계엄 이후 탄핵정국에서 펼쳐지는 첫 선거인 4·2 재·보궐 선거 날이 밝았다. 충청에선 충남 아산시장과 충남(당진2)·대전(유성2) 광역의원을 뽑아 '미니 지선'으로 불리는 가운데 탄핵정국 속 지역민들의 바닥민심이 어떻게 표출될지 관심을 모은다. 이번 재·보궐에는 충남 아산시장을 포함해 기초단체장 5명, 충남·대전 등 광역의원 8명, 기초의원 9명, 교육감(부산) 1명 등 23명을 선출한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을 놓고 여야 간 진영 대결이 극심해지면서 이번 재·보궐 선거전은 탄핵 이슈가 주를 이뤘다. 재·보궐을 앞..

‘전원일치 의견’이면 이유 요지 먼저 설명한 후 마지막에 ‘주문’
‘전원일치 의견’이면 이유 요지 먼저 설명한 후 마지막에 ‘주문’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결정과 관련, 헌법재판관들의 의견이 ‘전원일치’이면 이유의 요지를 먼저 설명한 후 마지막에 ‘주문’을 낭독한다. 헌법재판소의 실무지침서인 ‘헌법재판 실무제요’ 명시된 선고 절차다. 재판관들의 의견이 엇갈리면 주문 먼저 읽은 후에 다수와 소수 의견을 설명하는 게 관례지만, 선고 순서는 전적으로 재판부의 재량에 달려있어 바뀔 수 있다. 선고 기일을 4일로 지정하면서 평결 내용의 보안을 위해 선고 전날인 3일 오후 또는 선고 당일 최종 평결, 즉 주문을 확정할 가능성이 크다. 평결은 주심인 정형식 재판관이 의견을..

한국소호은행 컨소시엄 공식 첫 걸음…대전지역 금융 기반 기대
한국소호은행 컨소시엄 공식 첫 걸음…대전지역 금융 기반 기대

제4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추진하는 한국소호은행 컨소시엄(이하 소호은행)이 1일 기자회견을 열고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했다. 전국 최초의 소상공인 전문은행 역할을 지향하는 소호은행은 향후 대전에 본사를 둔 채 충청권 지방은행의 역할을 일부 수행하며 지역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소호은행은 이날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소상공인 맞춤형 금융서비스 계획을 발표했다. 컨소시엄을 이끄는 김동호 한국신용데이터(KCD) 대표는 "대한민국 사업장의 절반 이상이 소상공인, 대한민국 경제 활동 인구의 4분의 1이..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시의원 후보자 3인 ‘저를 뽑아주세요’ 대전시의원 후보자 3인 ‘저를 뽑아주세요’

  • 사랑의 재활용 나눔장터 ‘북적북적’ 사랑의 재활용 나눔장터 ‘북적북적’

  • 재·보궐선거 개표소 설치 재·보궐선거 개표소 설치

  • 3색의 봄 3색의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