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 작가의 'Dark side of the moon'(캔버스에 아크릴릭, 145x227, 2016).<출처=대전시립미술관> |
전시는 미술관의 소장품을 중심으로 새로운 세계로의 진입을 갈망하는 인류의 성장 과정을 고찰하고, 지속 가능한 미래에 대한 예술적 사유를 제시한다.
'우리는 달린다 WWW'는 자본과 권력, 미디어 등 동시대의 정치·사회적 이슈를 다루는 현대미술작가 6인의 작업을 통해 '더 나은 미래'를 지향하며 성장과 도전을 이어온 도시의 단상을 그린다.
먼저, 김인 작가는 회화의 대중적 이미지를 대상으로 차용, 대립하는 존재 간의 공존을 고민했다. 'Dark side of the moon'은 1969년 7월 16일 아폴로 11호의 발사를 구경하는 미국 시민을 그린 군집회화다. 작가는 1960년대 당시 한국과 이미 인류를 달에 보낸 미국과의 시대적인 괴리감과 박탈감을 그려내 자본과 권력으로 점철된 세계와 이를 둘러싼 시대적 철학을 고찰한다.
박준범 작가는 '손의 개입'으로 대변하는 힘의 행사가 어떻게 작동하고 새로운 관계성을 생성하는가에 집중했다. 'Hypermarket' 속 거대한 손은 건물을 세우고 차와 사람의 움직임을 제어시키며 도시 구조 속에서 그것을 구성하며 살아가는 사람들과 구조를 이야기한다.
김세진 작가의 'Hana set'는 서구식 '합리적' 노동 분업 방식으로 도식이 만들어지는 반복적인 과정을 애니메이션 기법으로 담아냈다. 그에게 애니메이션은 그 과정과 방식이 이주노동자들의 노동과 유사하며, 이를 통해 자본주의 시스템에서 노동의 의미와 삶의 관계를 드러낸다.
박지혜 작가는 우리 주변에 산재해있는 공간을 통해 사회 구성원들의 숨겨진 감정들과 공간들이 관계를 맺는 맥락을 우회적인 방식으로 조명했다. 아카이브를 통해 역사를 되짚어보거나 정치·사회적 쟁점들을 부각하는 다른 작가들과 대조적으로 대상 장소가 갖는 현재의 모습을 집중적으로 경험하고 관찰함으로써 현재성에 주목, 직관적이고 촉각적인 영상을 만든다.
노순택 작가는 '리얼리스트 저널리즘 포토그래피'로서 2000년대 이후 정치리얼리즘 사진이 갖는 특징, 즉 현실을 거르지 않고 현장에서 직접 중계한다. '비상국가' 연작은 1997년부터 2006년까지 약 9년에 걸쳐 작업한 것으로 한 장소의 정치적 상황을 담아내기보다는 우리 삶 곳곳에서 벌어지는 총체적 위기와 슬픔에 주목한다.
마지막 석성석 작가는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넘나들며 매체의 실험적인 프로젝트를 통해 미디어를 통해 전달되는 메시지의 재현 방식에 질문을 던진다. '잡음상자_전자초상 불. 2'는 원본 정보가 왜곡돼 본래의 가치와 내용을 짐작할 수 없을 정도로 변형된 잡음(noise)의 형태에서 새로운 디지털 미학의 가치를 경험하게 한다.
전시 연계 워크숍 '미래 희망 거래소'에서는 자신이 희망하는 미래를 사고파는 방식으로 전시에서 만난 쓸쓸한 도시의 단상들이 비록 오늘의 모습이더라도 새로운 내일에 거는 기대와 희망을 공유한다.
전시는 별도의 예약 없이 누구나 관람 가능하며, 자세한 내용은 미술관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한세화 기자 kcjhsh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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