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준의 '프랙탈 거북선' 도록 표지이미지와 배면.<출처=대전시립미술관> |
대전시립미술관이 펴낸 이번 도록에는 열린 수장고 개관과 함께 시작한 프랙탈 거북선의 이전복원에 걸쳐 물리적인 해체와 이전, 재설치 작업부터 전체 프로젝트의 구체적인 면면을 담았다.
▲내부 수백 대의 아날로그 TV에 연결된 영상 설비와 전기 시설을 옮기고 안전한 형태로 개선 ▲작동되지 않는 TV와 전자전기부품의 보존처리 ▲작품을 구성하는 수백 대의 앤틱 오브제 클리닝 후 안정화와 보존 ▲모든 앤틱 오브제와 구성품에 관리번호를 부여하고 전문 촬영을 통해 기록화 ▲축소·변형된 작품을 원래 형태로 복원 ▲작품을 습기와 먼지로부터 보호하는 받침대 제작·설치 ▲프로젝트의 모든 과정을 사진과 영상으로 기록하는 작업 등이다.
'프랙탈 거북선'은 1993년 대전엑스포를 기념해 재생조형관에 제작·설치한 작품으로 309대의 모니터와 앤틱 오브제가 조화롭게 구성된 세계적인 걸작이다. 미래 과학기술에 대한 작가의 선구안과 지구환경에 대한 철학 등이 총망라된 '백남준 비디오 아트' 작품군 중 매우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2001년 대전시립미술관으로 관리 전환돼 미술관 2층 로비에 이전·설치되었으나 공간의 한계로 양쪽 날개와 한산도의 하단 일부가 축소·변형된 채 20년가량 전시됐다.
높이 5m에 폭 12m, 깊이 10m의 초대형 규모였던 만큼, 3개월에 걸친 대대적인 작업을 통해 완성했으며, 앞서 작품 보존을 위해 수년에 걸쳐 면밀한 조사와 연구를 바탕으로 기획한 장기 프로젝트로 열린 수장고 건립과 수장고 내부의 작품 전용 전시실 조성 계획이 수립되면서 구체화했다.
단순히 작품을 이전하고 복원하는 작업에 머무르는 것이 아닌, 총 8건의 세부과제를 통해 다각도에서 작품을 보존·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한세화 기자 kcjhsh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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