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는 미디어큐브동과 연결된 야외공연장을 매립해 대형공연이 가능한 지상형 '광장'으로 정비하기 때문이다.
다만 꾸준한 수요가 있었던 중소형 문화 공간 축소와 매몰 공간 활용에 대한 우려는 해결 과제다.
대전시는 2023년 본예산에 '엑스포시민광장 지하 공연장 매립' 명목으로 1억 원을 반영해 16일 대전시의회 본회의 의결을 앞두고 있다. 공연장 매립 후 광장 조성에는 사업비 총 15억 원이 필요한데, 설계비 1억 원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은 내년도 추경에서 확보할 계획이다.
엑스포시민광장은 엑스포남문광장 공간 재창조 사업을 통해 2009년 조성됐다. 당시 국내 최초 움직이는 광장 건축물인 무빙쉘터(그늘막)와 함께 매점과 관리동, 야외공연장, 스포츠 트랙이 만들어졌다. 야외공연장은 지상과 지하가 연결되는 형태로 3000석 규모다. 무빙쉘터를 활용해서 사계절 내내 활용할 수 있는 다목적 공간으로 사용해왔다.
대전관광공사의 최근 엑스포시민광장 공연장 사용 현황을 살펴보면 2018년에는 총 26건, 2019년에는 21건의 행사가 열렸다. 코로나19가 발생한 2020년과 2021년에는 각각 3건뿐이다. 2022년에는 코로나19 이전으로 회복돼 총 23건의 행사가 열리는 등 야외공연장의 수요가 꾸준했다.
대전엑스포시민광장 내 야외공연장. 무빙쉘터가 덮여 사계절 활용이 가능했다. |
대전시 관계자는 "관리동에서 70m 정도 야외공연장으로 연결된다. 공연장은 지상과 지하로 경사면으로 연결돼 있다. 최근 3~4년 공연일을 확인해보니 연 70일밖에 되지 않았다. 경사면 형태의 공연장보다는 광장형으로 매립할 때 활용도가 더 높고 그동안 대전에서 유치하지 못한 대형공연까지도 가능해질 수 있다"고 했다.
대전시의 계획대로 야외공연장이 매립되면 2000㎡ 규모의 공간이 새롭게 확보된다. 그동안 지상과 지하가 연결되는 경사면 구조의 공연장이라 관객이 결집 되지 못했던 점, 대형공연 주최가 불가능했던 점이 보완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 안전성에서도 광장형의 평지가 낫다는 판단인 셈이다.
야외공연장이 매립돼도 무빙쉘터는 남는다. 시는 여름과 겨울 온도 조절 그리고 음향 부분에서도 무빙쉘터의 역할이 있어 안전 검토를 통해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야외공연장 매립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있다. 대형공연이 아닌 소형과 중형의 공연을 위한 다양한 인프라 시설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지역의 한 관계자는 "이 공간을 완전히 매립하는 건 비용과 활용도 측면에서도 아쉽다. 윗부분을 덮되, 지하 공간을 소규모 공연 또는 회의장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전시는 내년 초 설계를 시작해서 추경으로 사업비를 확보하고 하반기까지는 공사를 완료하겠다는 로드맵이다.
시 관계자는 "내년 초 설계 과정에서 덮이는 공간에 대한 활용법 등을 다각도로 고민할 것"이라며 "더 넓고 쾌적한 광장에서 대형공연 유치까지 가능한 복합 기능을 갖추는 것이 목적"이라고 말했다.
이해미 기자 ham7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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