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디지털부 이유나기자. |
한 해의 시작과 끝을 앞두고 웃지 못하는 건 직장인만이 아니었다. 지역의 여러 현안도 올해가 가기 전까지 매듭을 지어야 한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은 부지 이전과 관련해 연말까지 결론을 낸다고 했으며, 현대아웃렛 대전점도 미납한 지역 환원금 20억을 올해까지 내기로 했다. 하지만, 2022년이 2주 남짓 남은 지금도 아무런 소식을 들을 수 없었다.
특히, 지역 현안에 대해 지자체가 보유하고 있는 정보를 투명하게 알기 위해선 크리스마스의 기적이라도 필요해 보인다. 대전시는 '대전시가 소진공에 보낸 원도심 잔류 요청 공문'에 대해, 소진공은 대전시로부터 받은 같은 공문과 '소진공이 검토하고 있는 이전 부지 15곳', '청사이전 TF팀 회의록'에 대해 기자가 직접 진행한 정보공개청구와 이의신청에 '법인·단체·개인의 경영상·영업상 비밀에 관한 사항', '내부 검토과정 및 의사결정과정에 있는 사항' 등을 이유로 비공개하고 있다. 앞서 4월에도 대전시는 현대아웃렛이 미납한 지역환원금 20억 원의 사용 내용과 지역협력이행과제 점검 결과에 대해서도 '현대 측의 요구로 인한 영업상의 비밀'이라며 공개하지 않은 바 있다.
대전시와 소진공에게 잇단 퇴짜를 맞으며 이렇게 '편집국에서'라는 지면을 통해 하소연할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된 셈이다. 정보공개법 제3조인 정보공개 원칙에 따르면, 공공기관이 보유·관리하는 정보는 국민의 알 권리 보장 등을 위해 이 법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적극적'으로 공개해야 하지만, 대전시는 기자가 요청하지 전까지 정보공개심의회 회의록마저 작성하지 않았다. 코로나로 인해 대면 회의를 할 수 없었다는 이유였는데, 기자가 대전시에 정보공개청구를 한 연말은 거리두기 해제로 지자체 축제와 각종 행사가 다시 시작된 때였다. 회의록 또한 '정보공개청구'를 통해서만 줄 수 있다고 답변하는 등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메이브빈치의 단편소설집 '올해는 다른 크리스마스'에는 외롭고 우울한 겨울을 보낸 주인공들이 갈등을 빚다가 크리스마스에 기적처럼 관계를 회복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고물가, 고환율, 고금리 등 이른바 '3고'와 소비 부진에 어느 때보다 추운 겨울을 보냈던 지역 소상공인들이 마음의 짐을 덜 수 있도록 각 이해당사자의 현명한 선택을 기다린다.
이유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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