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국민 건강을 지키는 최후 보루인 건강보험의 정상화가 시급하다"면서 지난 정부에서 추진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 이른바 '문재인 케어'를 폐기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문재인 케어를 겨냥해 "지난 5년간 보장성 강화에 20조원을 넘게 쏟아부었지만, 정부가 의료 남용과 건강보험 무임승차를 방치하면서 대다수 국민에게 그 부담이 전가됐다"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국민 혈세를 낭비하는 인기영합적 포퓰리즘 정책은 재정을 파탄시켜 건강보험제도의 근간을 해치고 결국 국민에게 커다란 희생을 강요하게 돼 있다"고 비판한 뒤 "건강보험 개혁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강조했다.
지난 정부가 '병원비 걱정 없는 나라를 만들겠다'며 추진한 문재인 케어는 비급여의 급여화를 통해 국민 개인 의료비 부담을 줄이는 데는 성공했지만, 과도한 의료쇼핑 등 다양한 사회적 부작용을 야기했다. 이로 인해 건강보험은 재정적자에 빠져, 내년부터 직장인들의 건강보험료율이 사상 처음으로 7%대 진입을 예고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보건복지부는 지난 8일 서울 모처에서 '건강보험 지속가능성 제고 및 필수의료 지원 대책안'에 대한 공청회를 열고, 건강보험 개혁을 예고했었다. 공청회에서는 ▲MRI·초음파검사 급여 적용여부 재검토 ▲외국인 건보 6개월 필수 체류조건 도입 ▲과다 의료 이용자 본인부담률 상향 등 건보 재정 강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의 이날 발언으로 건보 개혁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건강보험 지출을 줄인 돈을 중증·응급질환이나 분만·소아진료 등 필수의료에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윤 대통령은 "건보 급여와 자격 기준을 강화하고 건보 낭비와 누수 방지해야 한다"며 "절감된 재원으로 의료 사각지대에서 고통받는 분들을 두텁게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중증 질환처럼 고비용이 들어가지만, 필수적인 의료는 확실히 보장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건보 제도의 요체"라며 "지속가능성을 제고하고, 중증 질환 치료와 필수 의료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흥수 기자 soooo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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