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에서] 개미들이 뿔났다! 금투세 유예 언제?

내년 1월 1일 도입 예정인 금융투자소득세(이하 금투세)가 주식시장에서 논란이다. 금투세는 2년 전 여야 합의로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시행이 3주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유예냐 도입이냐를 놓고 여야가 아직도 설전을 하고 있다.

'금투세'는 주식, 채권, 펀드 등 금융투자 상품에서 발생하는 소득에 대해 부과하는 세금이다. 현재 주식의 경우엔 종목당 10억 원 이상 또는 지분율 1% 이상 보유한 대주주 대상으로만 주식양도세를 부과하지만 내년부턴 상품에 투자해 5000만원 이상 수익이 발생하면 투자자 모두가 20%의 세금을 내야 한다.

금투세 합의 이후에도 논란은 이어졌다.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금투세 폐지'를 공약으로 내놨었다. 이에 윤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기획재정부는 금투세를 2년 더 유예하는 세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정부·여당은 주식시장 분위기가 악화되면서 개인 투자자의 심리를 꺾는 금투세 시행을 유예하는데 힘을 싣고 있다.

반면 금투세가 시행되더라도 개인 투자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미비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유동수 의원(인천 계양구 갑)이 금융투자협회에서 제출 받은 자료에 의하면, 지난해 주요 5개 증권사에서 5000만원 초과 1억원 미만의 수익을 거둔 투자자들은 0.8%인 9만 9662명이었다. 1억원 이상의 수익을 거둔 투자자는 0.6%로 8만667명에 불과했다. 이에 유 의원은 금투세가 시행되더라도 대부분의 개인투자자들은 과세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한편 도입을 주장하던 민주당 내에서도 변화 기류가 감지됐다. 개인투자자들의 반발이 커지자 11월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이재명 대표가 "우리는 야당이어서 나라 살림을 꾸리는 주체가 아니지 않느냐"며 "정부·여당에서 유예를 주장하는 마당에 강행하자고 고집하는 것이 맞는지 모르겠다"고 말한 것이 도화선이 됐다. 이후 민주당이 2년 유예를 받아드리는 조건으로 대주주 기준을 10억에서 100억으로 상향하는 정부 안건에 대한 양보를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개인 투자자로 이루어진 한국주식투자연합회도 여당의 목소리에 찬성하고 있다. 1% 부자 감세보다 1천만 개인 투자자들이 피해를 본다며 금투세 시행 유예에 힘을 싣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와 증권사 31곳은 11일 금투세 도입 유예를 촉구하는 공동 성명서를 발표했다. 성명서는 "현재 불확실한 주식과 채권시장 상황을 고려할 때 금투세 도입과 같은 세금개편은 투자자들의 투자 심리에 영향을 줄 수 있어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금투세가 개인투자자를 괴롭히는 세금 제도가 아닌 투자자를 위한 제도로 남기 위해선 정부·여당·야당은 유예하는 안을 통과시켜야 한다. 유예로 얻은 2년의 시간동안 법을 완벽히 보완해 2년 뒤 금투세가 도입될 때는 이와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게 해야 한다.
박용성 편집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