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구 이동노동자 쉼터 '쉬엄' 내부 모습. |
이용자 수가 적어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이유인데, 이동 노동자들은 "제대로 된 휴식이 불가능할 것"이라며 개방 확대를 반대했다.
8일까지 취재 결과 지난해 12월 문을 연 대덕구 이동 노동자 쉼터 '쉬엄'은 11월 일 평균 이용객 수가 8.45명에 불과했다. 여름철에는 더운 날씨를 피해 15명 정도가 방문했으나 평균 이용객은 10명 안팎으로 확인됐다. 사업비 3억을 투입해 조성했고 운영비에만 연 1억 원이 소요되지만 사실상 예산이 효과적으로 쓰이지 못한다는 지표다.
유성구 봉명동 쉼터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다. 대전시가 12월 정식 개소를 목표로 임시 운영 중인데 일일 방문자는 대덕구와 비슷하거나 1~2명 더 많은 규모였다.
예산 대비 이용률 저조가 반복되자 대덕구는 이용 대상자 확대를 고려하고 있다. 일반 시민과 주변 근로자까지 쉼터를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방하고, 시설 대관으로 회의 장소로 활용하겠다는 취지다. 대전시도 임시 운영 결과 이용률 저조가 확인돼 대덕구와 마찬가지로 개방을 고민하는 중이다.
그러나 실사용자인 이동 노동자들은 시설 조성 의미 퇴색이라고 반색했다.
대덕구 쉼터를 주로 이용하는 배달 라이더 김은식(30) 씨는 "지금도 종종 주민들이 찾아와 소음이 크다. 실제로 공간을 이용하는 노동자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는데, 이 공간을 개방하며 제대로 쉴 수가 있겠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동노동자 쉼터 근로자 A(60) 씨도 반대의 목소리를 냈다. A 씨는 "주로 오토바이로 이동하는 노동자의 안전을 위해 이 공간이 조성됐다. 휴식이 목적이 아닌 일반 시민들이 유입될 경우 이동 노동자들에게는 분명히 스트레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시와 대덕구는 시설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차선책이라는 입장이다.
대전시 이동노동자 쉼터 나규정 노동권익센터 정책국장은 "회의실 대관이나 일반 시민 사용은 시간을 정해서 이동 노동자의 불편을 최소화하고 대리기사·배달 라이더 등을 대상으로 법률 상담 및 강좌를 꾸준히 진행하며 이동 노동자들의 허브로 만들겠다"고 전했다.
김영일 기자 rladuddlf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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