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에 이어 충남도가 자체적으로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 조치를 해제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사진은 이장우 대전시장<왼쪽>과 김태흠 충남지사. |
5일 대전시와 충남도 등에 따르면 김태흠 충남지사는 이날 실·국·원장 회의에서 "지금 논란이 일고 있는 실내 마스크 의무 착용 해제는 자율에 맡기는 형태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우리 도의 입장을 질병관리청에 전달할 수 있도록 준비해 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지사는 "중앙정부가 적극적으로 검토하지 않을 시에는 지방정부 차원에서 하겠다는 내용도 담아달라"며 독자적으로 실내마스크 의무착용 해제를 시행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대전시에 이어 충남도도 노마스크 대열에 동참한 셈이다.
전국 지자체 중 가장 먼저 움직인 것은 대전시였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지난 10월 확대간부회의를 통해 "미국이나 유럽은 실내·외에서 마스크를 다 벗은 상태"라며 "개인 자율에 맡기는 게 맞다"는 입장을 밝혔었다.
이후 대전시는 최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에 '12월 15일까지 실내마스크 착용의무 해제를 안 할 경우, 시에서 자체적으로 행정명령을 발동해 해제하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 시는 내년 1월 1일부터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 조치를 해제한다는 방침이다.
김태흠 지사의 이날 발언 이후 충남도 역시 대전시와 비슷한 행정절차를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감염병예방법) 제49조에 따르면 광역·기초단체장은 감염병을 예방하기 위해 마스크 착용 등 방역지침의 준수를 명령할 수 있다. 이는 다시 말해 지자체장의 의지에 따라 실내 마스크 의무착용 해제 여부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전시와 충남도가 상급기관을 상대로 실내 마스크 의무 착용 해제를 강력하게 주장한 배경에는 지역민들의 거센 반발이 있었기 때문으로 보여진다. 영·유아가 장시간 마스크 착용할 때 뇌 성장 발달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가 나온 뒤,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을 중심으로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해 달라는 내용의 민원이 빗발치고 있다는 것.
방역당국은 코로나19가 발생한 뒤 지방정부가 공식적으로 다른 입장을 표명한 것에 대해 당혹스러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타 시·도로 도미노처럼 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방정부는 중앙의 실내 마스크 방역 정책에 대한 실효성에 의구심을 품은 시민들이 잇따라 불만을 제기하고 있어 더는 미루기 어렵다는 견해다.
이처럼 중앙과 지방정부가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만큼, 실내 마스크 해제에 대한 논의가 공론화될 가능성도 커 보인다.
대전시 관계자는 "이 같은 현상은 대전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비슷한 상황"이라며 "지금도 식당이나 카페를 가보면 대부분 마스크를 벗고 일상생활을 하고 있는데, 실내에서 마스크 착용을 강제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어 보인다"고 중앙정부의 방역 정책에 의문을 제기했다. 다만 시 관계자는 질병관리청이 상급기관인 만큼 조심스러운 입장도 보였다. 그는 "공문 내용은 대외비여서 공개할 순 없지만, 일부 언론에서 보도한 대전시의 일방적인 통보가 아닌 건의 수준"이라고 밝혔다.
한편, 충청권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이날 0시 기준 대전 774명, 세종 249명, 충남 1015명, 충북 747명이었으며 전국적으로는 2만3160명으로 집계됐다.
김흥수·내포=김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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