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노점상 위치를 등록하는 어플 모습. 사진=어플 '가슴속3천원' 캡쳐. |
코로나 거리두기 해제에 따른 식품 위생에 대한 경각심이 줄어드는 와중에 겨울 한파가 찾아오며 길거리 음식을 찾는 발걸음도 늘어났다. 경기 불황으로 적은 자본으로 시작할 수 있는 노점도 많아지고 있다.
대전에 사는 20대 A씨는 "어렸을 때부터 학교 앞에서 파는 길거리 떡볶이 먹는 걸 좋아했는데, 최근 다시 생겨서 반갑다"며 "프랜차이즈 분식이 생기면서 서민 음식인 떡볶이나 어묵도 고급화되고 있지만, 아직까진 뜨거운 입김을 불어가며 길거리에서 먹는 걸쭉한 소스의 떡볶이가 제일 맛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붕세권이란 겨울철 인기 있는 길거리 간식인 붕어빵을 찾는 사람들 때문에 만들어진 신조어로, 붕어빵을 파는 가게 인근에 자리 잡은 주거지역 또는 권역을 말한다. 지역 인터넷 카페에는 동네별로 붕어빵 포장마차 위치를 정리해놓은 게시글을 볼 수 있으며, 중고 앱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길거리 노점의 위치를 묻는 글을 확인할 수 있었다. 붕어빵, 호떡, 떡볶이 등 음식 종류별로 노점상이 정리돼있고 내 위치에서 가장 가까운 노점을 찾을 수 있는 앱도 볼 수 있었으며 직접 노점상 위치를 제보할 수도 있었다.
실제로 기자가 어플을 설치하고 붕어빵 노점을 검색한 후 지도에 따라가 보니 어플에 등록된 대로 붕어빵을 파는 노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다만, 일반 지도 앱과는 달리, 영업시간이나 전화번호는 볼 수 없어 영업을 종료할 때는 헛걸음을 할 수밖에 없었다.
최근 푸드트럭으로 자주 볼 수 있는 다코야키는 젊은 사장님이 운영하며 SNS에 위치와 영업시간 등을 공지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실제로 은행동 으능정이 거리 앞 다코야키 푸드트럭엔 줄을 서며 기다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길거리 음식은 과세와 각종 규제의 사각지대에 있어 자영업자의 눈총을 받고 있지만, 노점상들은 도로전용세를 내고 식품위생법을 지킬 테니 법 테두리 안에서 장사를 할수록 '노점상생계보호특별법'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성남 민주노점상전국연합 충청지역연합회지역장은 "호떡과 같은 길거리 음식은 가게에서 팔면 오히려 인기가 시들해지는 등 길거리 음식도 일종의 문화로 인정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노점상은 레시피를 개발해 한 자리에서 20~30년 넘게 영업을 해도 누군가 화풀이 대상으로 민원을 넣어 단속 대상이 돼 문을 닫는 불안함에 시달린다"고 말했다.
이유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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