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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시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에서 중도일보와 만나 "인구 35만 유성구민들은 KTX를 이용하려면 대전역이나 서대전역으로 가는 것보다 세종역으로 오는 것이 더욱 편리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부로부터 KTX 세종역을 얻어내기 위해선 경제성과 함께 인근 지자체와의 합의도 중요한 잣대가 되는 만큼 대전시민들의 편익성을 강조하며 우군 확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세종역 신설은 수년째 오송역 위축을 우려한 충북의 강력한 반대로 큰 진전이 없는 가운데 충청권 최대 도시 대전과의 연대를 통해 돌파하겠다는 계산으로 읽힌다.
KTX 세종역 신설 예정부지는 대전 도시철도 1호선 유성구 반석역에서 불과 10여 ㎞ 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더욱이 이 구간은 충청권 광역철도로 연결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반석역에서 불과 10여 분에 세종역으로 접근할 수 있어 유성구민들이 대전역과 서대전역으로 이동하는 것보다 시간을 아낄 수 있다.
최 시장이 세종역 신설 당위성에 대전을 소환하고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10월 11일 세종서 가진 재경기자단 간담회에선 "KTX 세종역은 대전의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와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들어서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최 시장이 이날 세종역 신설 당위성을 재차 언급한 것은 "김태흠 충남지사가 KTX 세종역 신설에 대해 다소 부정적으로 언급한 것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중도일보 질문에 대한 답변에서 나왔다. 김 지사는 지난달 2일 서울 여의도 재경기자단 간담회에서 "충청도에 역이 많이 있으면 고속철이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했는데, 이에 대해 최 시장은 "정치와 행정의 관점은 다르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충남의 세종역 반대 기류는 인근 KTX 공주역이 위축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깔려있다"며 "(국가적 SOC의 경우) 지역 논리보다는 국민 편익이 중요하다"고 반론했다. 이어 "KTX 세종역이 생기고 이곳과 공주 시내를 BRT로 연결한다면 공주시민들은 두 개의 KTX역을 보유하는 것과 같다"고 보탰다. 3선 의원을 거친 정치인 도백(道伯)인 김 지사와 정통 행정관료 출신인 자신과는 KTX 세종역을 보는 시각이 다르다는 점을 명백히 한 것이다.
이와 함께 최 시장은 "내년 예산안에 세종의사당 토지매입비, 대통령 세종집무실 조사비, 하계U대회 종합경기장 설계비 등이 반드시 확보돼야 한다"며 "여야 지도부는 물론 정부에도 증액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세종의사당 상임위 이전 규모를 결정할 국회 규칙 제정과 관련해선 "지금 국회 상황이 예산안 처리는 하겠지만, 법안을 통과시키거나 그럴 상황은 아닌 것 같다"며 연내 제정에 다소 회의적인 시각을 비쳤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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