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수정씨(가명)가 제보한 A유치원의 단체문자 캡처. |
문제의 유치원은 대전 서구에 소재한 A유치원이다. A유치원은 11월 30일 한 명의 원생이 코로나19에 확진됐다며 학부모들에게 단체문자를 전송했는데, 이 문자를 읽은 일부 학부모들이 정부의 코로나19 방역 지침인 '권고'가 아닌 '의무'로 해석하며 논란이 일기 시작됐다.
현행 코로나19 방역 지침은 확진자일 경우 일주일간 의무적으로 격리를 실시하고, 접촉자일 경우에는 유전자증폭검사(PCR) 또는 신속항원검사(자가키트 포함)를 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다시 말해, 확진자가 아닌 접촉자의 경우 격리조치에는 전혀 해당하지 않고, 코로나19 검사 역시 권고사항일 뿐 등교나 등원 등 일상생활을 강제할 수는 없다.
하지만 A유치원은 '오늘 (자녀가) 하원 후 자가진단 키트로 신속항원 검사를 해주시고, 결과가 음성일 경우에 등원이 가능하다'면서 '감기 혹은 발열 증상이 있을 땐 등원이 어렵다. 3일간 세심한 관찰을 해달라'고 학부모에게 긴급알림 문자를 통보했다.
A유치원으로부터 이 같은 단체 문자를 받은 임수정(39·가명) 씨는 정부의 방역지침이 바뀐 줄 알고 한순간 당황했다. 가정에서 선제적으로 검사를 진행 한 뒤, 음성일 경우에만 유치원에 등원할 수 있다고 읽히기 때문이다.
자신이 맞벌이 부부이라고 밝힌 임 씨는 "회사에서도 확진자 이외에는 정상적으로 출근하고 있는데, 유치원에서 자가진단 키트 검사 후 음성일 경우에만 등원이 가능하다고 문자를 보내와 정부의 방침이 바뀐 줄 알았다"면서 "의무적으로 검사하라는 문자를 보내왔으니, 어쩔 수 없이 퇴근할 때 약국에서 진단키트를 사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해당 유치원을 관할하는 대전교육청 관계자는 "해당 유치원은 전날 졸업사진 촬영 행사로 인해 원생들이 마스크를 벗고 밀접 접촉한 것으로 파악됐다"면서 "원장의 재량으로 코로나19 검사 권고 지침을 통보할 수 있는데, 전날 행사로 인해 조금 강하게 문자를 보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학부모들이 의무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해야 한다고 해석할 소지가 있어 유치원 측에 재전송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A유치원은 최초로 문자 전송한 지 만 하루가 지난 현재(12월 1일 오후 3시)까지 학부모들에게 재전송 문자를 통보하지 않았다.
김흥수 기자 soooo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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