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수업 교류 사업(IVECA)은 대한민국 교육부에서 주최하고 Center for International Virtual Schooling (미국 뉴욕 소재 비영리 교육기관)에서 주관하였으며 나는 아르헨티나의 산타 이네스 학교의 Gisel Crespo 선생님과 협업하여 한 학기 동안 온라인 교류 수업을 진행하게 되었다.
교류를 준비하며 가장 걱정이 되었던 것은 나도 학생들도 아르헨티나에 대해 잘 알고 있지 않다는 것이었다. 물리적 거리만큼이나 먼 심리적 거리를 단숨에 가깝게 만들어주었던 것은 아르헨티나 학생들의 친절함이었다. 서로를 소개하고 좋아하는 것과 공통점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학생들 사이에서는 공감대가 부쩍 자라났다.
서로에 대해 조금씩 알아가며 대전 둔산초 학생들과 산타 이네스 학교의 학생들은 4월부터 온라인 가상교실을 이용하여 양국의 문화를 소개하는 공동과제를 수행하며 교류 활동을 진행하였다.
대전 둔산초 학생들은 첨성대, 경복궁과 같은 문화유산에서부터 떡볶이, 제육볶음과 같은 음식까지 다양한 우리 문화에 대해 소개하였고, 산타 이네스 학교의 학생들은 학교 주변의 관광지와 아르헨티나의 음식에 대해 소개하였다.
학생들이 나눈 많은 이야기 중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은 산타 이네스 학교의 학생들이 소개해준 학교 주변의 공원과 그곳에서 하는 행사이다. 직접 찍은 공원의 모습을 보고 그곳에서 하는 행사까지 살피고 나니 교류 활동을 진행하기 전에 멀게만 느껴졌던 아르헨티나가 부쩍 가까워진 기분이었다.
지난해 6월 23일, 우리는 3개월간 온라인 가상교실에서 진행했던 교류 활동을 마무리하며 실시간 화상 수업을 실시하기로 하였다. 문제는 12시간이나 되는 대한민국과 아르헨티나의 시차를 극복하는 방법이었다.
하지만 시차는 서로 얼굴을 보며 소통하고 싶다는 열정에는 조금도 문제가 되지 않았다. IVECA의 코디네이터와 Gisel 선생님과 긴 상의 끝에 우리는 한국에서는 아침 8시 20분에 학교에서, 아르헨티나에서는 밤 8시 20분에 집에서 실시간 화상 수업에 참여하기로 하였다.
극복하기 어려울 거라고 생각했던 12시간의 시차 차이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은 적극적으로 실시간 화상 수업에 참여하였다. 글로 소통하다 화면을 통해 만난다고 하니 낯설고 신기한 기분이었다. 학생들은 적극적으로 우리 문화를 알리고 아르헨티나 문화를 배웠다. 실시간 화상 수업에서 양국의 음식을 소개하고 배웠으며, 토론과 퀴즈에 참여하고 문화 공연을 하며 3개월간의 교류 활동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시차부터 시작하여 문화 차이까지 국제교육 교류는 쉬운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국제교육 교류를 하며 내가 가장 많이 느낀 것은 물리적으로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 시차가 얼마나 나는지, 문화적으로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가 아니라 소통하고 서로 알아가고 싶은 마음이 정말로 중요하다는 것이다.
아르헨티나와 우리나라는 멀리 떨어져 있지만 학생들은 즐겨 하는 운동이 비슷하기도 하였고 키우는 동물이 비슷하기도 하였다. 결국은 모두 친구가 될 수 있었다.
국제교육 교류는 학생들에게도 나에게도 새로운 친구를 만나는 특별한 순간이었다. 이 순간이 있을 수 있도록 해준 양국의 교장 선생님과 IVECA 코디네이터의 노력에 감사를 전하고 싶다.
국제교육 교류가 더욱 활성화되어 학생들이 새로운 친구를 만나고 글로벌 인재로서 한 걸음 나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전하경 대전천동초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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