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만필] 안녕, 아르헨티나!

  • 오피니언
  • 교단만필

[교단만필] 안녕, 아르헨티나!

전하경 대전천동초등학교 교사

  • 승인 2022-12-01 10:24
  • 신문게재 2022-12-02 18면
  • 김소희 기자김소희 기자
천동초 전하경선생님
나는 2021년 대전 둔산초등학교에서 국제교육 교류 업무를 맡아 2021 온라인 수업 교류 사업(IVECA)에 참여하였다.

온라인 수업 교류 사업(IVECA)은 대한민국 교육부에서 주최하고 Center for International Virtual Schooling (미국 뉴욕 소재 비영리 교육기관)에서 주관하였으며 나는 아르헨티나의 산타 이네스 학교의 Gisel Crespo 선생님과 협업하여 한 학기 동안 온라인 교류 수업을 진행하게 되었다.

교류를 준비하며 가장 걱정이 되었던 것은 나도 학생들도 아르헨티나에 대해 잘 알고 있지 않다는 것이었다. 물리적 거리만큼이나 먼 심리적 거리를 단숨에 가깝게 만들어주었던 것은 아르헨티나 학생들의 친절함이었다. 서로를 소개하고 좋아하는 것과 공통점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학생들 사이에서는 공감대가 부쩍 자라났다.

서로에 대해 조금씩 알아가며 대전 둔산초 학생들과 산타 이네스 학교의 학생들은 4월부터 온라인 가상교실을 이용하여 양국의 문화를 소개하는 공동과제를 수행하며 교류 활동을 진행하였다.



대전 둔산초 학생들은 첨성대, 경복궁과 같은 문화유산에서부터 떡볶이, 제육볶음과 같은 음식까지 다양한 우리 문화에 대해 소개하였고, 산타 이네스 학교의 학생들은 학교 주변의 관광지와 아르헨티나의 음식에 대해 소개하였다.

학생들이 나눈 많은 이야기 중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은 산타 이네스 학교의 학생들이 소개해준 학교 주변의 공원과 그곳에서 하는 행사이다. 직접 찍은 공원의 모습을 보고 그곳에서 하는 행사까지 살피고 나니 교류 활동을 진행하기 전에 멀게만 느껴졌던 아르헨티나가 부쩍 가까워진 기분이었다.

지난해 6월 23일, 우리는 3개월간 온라인 가상교실에서 진행했던 교류 활동을 마무리하며 실시간 화상 수업을 실시하기로 하였다. 문제는 12시간이나 되는 대한민국과 아르헨티나의 시차를 극복하는 방법이었다.

하지만 시차는 서로 얼굴을 보며 소통하고 싶다는 열정에는 조금도 문제가 되지 않았다. IVECA의 코디네이터와 Gisel 선생님과 긴 상의 끝에 우리는 한국에서는 아침 8시 20분에 학교에서, 아르헨티나에서는 밤 8시 20분에 집에서 실시간 화상 수업에 참여하기로 하였다.

극복하기 어려울 거라고 생각했던 12시간의 시차 차이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은 적극적으로 실시간 화상 수업에 참여하였다. 글로 소통하다 화면을 통해 만난다고 하니 낯설고 신기한 기분이었다. 학생들은 적극적으로 우리 문화를 알리고 아르헨티나 문화를 배웠다. 실시간 화상 수업에서 양국의 음식을 소개하고 배웠으며, 토론과 퀴즈에 참여하고 문화 공연을 하며 3개월간의 교류 활동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시차부터 시작하여 문화 차이까지 국제교육 교류는 쉬운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국제교육 교류를 하며 내가 가장 많이 느낀 것은 물리적으로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 시차가 얼마나 나는지, 문화적으로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가 아니라 소통하고 서로 알아가고 싶은 마음이 정말로 중요하다는 것이다.

아르헨티나와 우리나라는 멀리 떨어져 있지만 학생들은 즐겨 하는 운동이 비슷하기도 하였고 키우는 동물이 비슷하기도 하였다. 결국은 모두 친구가 될 수 있었다.

국제교육 교류는 학생들에게도 나에게도 새로운 친구를 만나는 특별한 순간이었다. 이 순간이 있을 수 있도록 해준 양국의 교장 선생님과 IVECA 코디네이터의 노력에 감사를 전하고 싶다.

국제교육 교류가 더욱 활성화되어 학생들이 새로운 친구를 만나고 글로벌 인재로서 한 걸음 나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전하경 대전천동초등학교 교사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2.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3. 한화이글스, 라이언 와이스 재계약 체결
  4.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5.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1. 더젠병원, 한빛고 야구부에 100만 원 장학금 전달
  2. [현장취재]한남대 재경동문회 송년의밤
  3. 대전시주민자치회와 제천시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 자매결연 업무협약식
  4.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5.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대전.충남 통합으로 세계 도약을"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