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유일의 향토서점 계룡문고의 폐점 위기설이 지역사회 전체로 번지면서 '동네책방'에 대한 기능과 역할론이 또다시 대두되고 있다.<출처=계룡문고> |
개인 취향을 중요시하는 2030 세대를 중심으로 모든 연령대에 걸쳐 '또 하나의 문화생활 공간'으로 자리 잡으면서 단순히 책을 사고파는 시장 논리를 넘어 지역의 문화유산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목소리다.
3년 넘게 지속하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실내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지적 욕구 상승과 독서의 필요성이 강조되는 등 독서문화 흐름에도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관련기사 2022년 11월 21일 자·25일 자 1면 게재>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조사(2021년 3월 23일부터 26일)한 '2021 코로나시대 독서문화 관련 인식조사'에 따르면, 절반에 가까운 46.9%가 '코로나19 이후 독서량이 늘었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수치로 전체 중 절반에 가까운 45.9%는 '코로나19 때문에 집에 오래 있게 되면서 책을 읽는 시간이 늘어났다'고 답했다.
이러한 트랜드는 앞서 조사한 동네책방 관련 인식조사(2017년 12월 4일~8일)의 '독서는 꼭 필요한 문화생활이다'라는 설문에 전체 응답자 중 78.2%가 '그렇다'는 답을 내놓은 결과와 맥을 같이한다. '동네책방은 하나의 문화생활 공간이다'에 응답자 70.6%가 긍정적으로 인식하는 등 독서문화와 동네서점과의 밀접한 상관관계를 엿볼 수 있는 수치로 풀이된다.
지역 문화계는 '책과 독서'를 바라보는 시각을 상품이 아닌 '지식재산' 관점의 공공재로 인식하고, 그에 맞는 지자체의 정책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계룡문고와 대전테크노파크를 둘러싸고 불거진 공간 사용료 관련 현상에만 치우치기에 앞서, 지역서점의 경영악화의 원인을 살펴 실질적인 개선책에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30년 가까이 대전의 향토서점으로 명맥을 잇는 대표 서점으로 계룡문고가 해왔던 독서문화 증진을 위한 노력이 '대전의 문화유산'으로 보존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종복 한국서점조합연합회장은 "임대인과 임차인의 갈등을 넘어 지역의 독서문화 융성과 지역서점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인 개선과 보완책 등 행정력을 다시 한번 되짚어야 한다"며 "출판문화산업진흥법에 따른 도서정가제나 관련 제도들로 인해 지역서점이 구조적인 한계에 놓일 수밖에 없었던 이유와 무너지는 과정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신철 대전독서문화단체연합 대표는 "책과 독서문화를 지식재산 관점으로 접근해 거래의 대상으로 보지 말아야 한다"며 "지자체는 물론 시민들의 관심과 적극적인 참여를 통한 문화활동으로 대전에 남은 마지막 향토서점을 '우리의 공간'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세화 기자 kcjhsh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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