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췌장암] '소리없는 암살자' 정기적인 검진으로 잡아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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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췌장암] '소리없는 암살자' 정기적인 검진으로 잡아내야

  • 승인 2022-11-27 10:36
  • 신문게재 2022-11-28 10면
  • 김흥수 기자김흥수 기자
박재우교수
박재우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외과 교수
췌장은 혈당을 조절하는 인슐린호르몬 등 여러 호르몬을 생성하는 췌장실질과 단백질, 지방을 분해하는 소화효소가 배출되는 췌관으로 이뤄져 있다. 췌장암은 대부분 췌관에서 발생하는데, 췌장이 여러 장기에 둘러싸여 있다 보니 암이 생겨도 발견이 쉽지 않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췌장암 환자수는 2016년 1만6000명 정도에서 2020년 2만2000명가량으로 매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췌장의 기능이 떨어지는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다. 우선 서구식 식습관이다. 단백질과 지방을 과도하게 섭취하는 식습관은 본인의 췌장 분비 능력보다 더 많은 양의 췌장액을 만들어내고 분비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췌장세포의 손상이 발생할 수 있고 노화나 음주, 흡연, 췌장염 등도 췌장 기능 저하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췌장염에는 급성췌장염과 만성췌장염이 있다. 급성췌장염은 보통 복통이 동반되지만 만성췌장염은 상당히 많은 췌장 세포가 망가져야 증상이 생기기 때문에 상당히 진행된 이후에 발견되게 된다.

췌장은 음식물이 지나가는 길이 아니라 음식물 흐름에 지장을 주지 않아서 암이 생기더라도 상당히 진행할 때까지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고, 내시경을 넣어서 직접 들여다 볼 수 없어 초기에 발견하기가 어렵다. 위치상 우리 몸 깊숙한 곳에 있어서 초음파 검사로도 잘 안 보이는 경우가 많다. 또 주요 혈관과 바로 붙어 있어서 조금만 주요 혈관을 침범해도 수술이 어려운 특성이 있다.



따라서 췌장암은 특별한 자각 증상이 없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그리고 체한 것처럼 명치와 복부에 불편감으로 내시경과 초음파 검사를 받았지만 원인이 뚜렷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급격한 체중 감소가 있는 경우 CT 등의 정밀검사를 시행해야 한다. 지방 소화효소는 췌장에서만 분비하기 때문에 췌장의 상태가 많이 나빠지면 지방분해 또한 잘되지 않아 소화 문제도 생길 수 있다.

또 새롭게 당뇨가 생겼거나 기존의 당뇨 증세가 특별한 이유 없이 조절이 안 되는 경우, 이때는 암으로 인해 췌장의 인슐린 분비에 문제가 생겼을 수 있으므로 정밀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다. 흔히 알고 있는 황달이나 등 쪽 통증도 생길 수 있지만 췌장암이 상당히 진행돼야 생기는 증상일 경우가 많다.

만성췌장염으로 치료중이거나 오랜 흡연 경력이 있는 경우도 췌장암 고위험군으로 정밀검사가 요구된다. 최근에는 건강검진의 활성화로 췌장낭종이 우연히 발견돼 진료받는 사례가 많다. 대부분 양성종양이지만 간혹 악성으로 변할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하고, 위암·대장암·폐암·유방암으로 치료해 장기 생존한 경우도 유전자적 성향으로 췌장암이 발병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 정기 검진에 소홀해선 안 된다.

유전에 대한 부분은 직계가족 내 췌장암의 발생이 2명 이상이면 가족성 췌장암이라 진단할 수 있는데 생각보다 이런 경우는 상당히 드물다.

췌장암의 가장 중요한 치료법은 암을 완전히 제거하는 수술이다. 췌장암은 1~2기는 수술이 가능하지만 3기 이상일 때는 수술보다 다른 치료를 먼저 시행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췌장암은 환자의 80% 정도가 진단 당시 3~4기에 해당돼 10명 중 2~3명만이 수술을 할 수 있다. 최근에는 더 효과적인 항암치료제의 등장으로 항암치료를 통해 암의 기수를 낮추고 난 뒤 수술을 시행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또 진단 당시 수술이 가능해 보이지만 불완전한 절제가 예상될 때에도 선행 항암치료를 시행해 췌장암의 크기를 줄이고 미세 전이된 부위의 암세포를 없앤 후 수술을 진행하면 생존율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진행된 췌장암으로 수술이 어려운 환자는 방사선치료와 항암약물을 이용해 치료와 통증 완화를 동시에 진행한다.

/박재우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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