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키호테 世窓密視] 꾸준함이 이긴다

  • 오피니언
  • 홍키호테 세창밀시

[홍키호테 世窓密視] 꾸준함이 이긴다

백발홍안 맘껏 과시, 대전 시니어 오케스트라 정기연주회

  • 승인 2022-11-26 00:00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사본 -2022.11.20 시니어 오케스트라 외 223
= "야 야 야 ~ 내 나이가 어때서 사랑에 나이가 있나요 / 마음은 하나요 느낌도 하나요 그대만이 정말 내 사랑인데 / 눈물이 나네요 내 나이가 어때서 사랑하기 딱 좋은 나인데…"=

2012년에 발표하여 일약 국민가요가 된 오승근의 히트곡 <내 나이가 어때서>이다. 이 노래 '내 나이가 어때서'는 굉장한 함의(含意)를 담고 있다. 한마디로 나이는 숫자에 불과할 따름이라는 것이다.

11월 20일 대전시 중구 뿌리공원 내 '효문화진흥원' 대강당에서 열린 [제10회 대전 시니어 오케스트라 정기연주회]가 이 주장의 실체적 명징(明徵)으로 드러났다. 현역을 은퇴했지만, 버킷리스트(bucket list) 실천의 일환으로 음악을 사랑하고 즐기는 노인분들의 순수한 열정으로 결성된 음악인들의 모임이 바로 대전 시니어 오케스트라(단장 송대삼)이다.

대전 시니어 오케스트라는 2008년부터 대전지역 노인 음악 애호가들이 자체로 활동하다가 2015년 대전시 노인연합회 이철연 회장이 주도해 만든 대전의 대표적 실버 관현악단이다. 올해로 창단 14주년을 맞아 10번째 정기 연주회를 개최했다.



오후 3시부터 시작된 [제10회 대전 시니어 오케스트라 정기연주회]는 만능 재주꾼이자 임기응변에도 능한 여락장학재단 이사장이자 동화작가인 김종진 사회자의 시원시원한 멘트로 시작했다.

이번 정기연주회에서는 영화 '콰이강의 다리 OST'와 한국인의 영원한 러브송 '신라의 달밤', '당신이 좋아'가 관중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으로 객석을 감동으로 물들였다.

이어서 김소연 피아니스트의 피아노 연주에 권영민 성악가의 '비목'과 '눈'이 하모니를 이루면서 분위기를 더욱 절정으로 몰입하게 만들었다. 2부 연주에서는 '사랑 찾아 인생 찾아', 'I LOVE A DREAM', '칠갑산', 'NEW WORLD'가 이어졌다.

특히 'NEW WORLD'는 대전 시니어 오케스트라가 전국대회에서 대상을 받은 드보르작의 교향곡 '신세계' 중 일부이며 특히 결성 6년째인 2014년에는 MBC 초청으로 국민가수 아이유와 협연하며 그 명성을 떨쳤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을 받았다.

대전 시니어 오케스트라는 단원들의 평균 나이가 75세가 넘는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왕성한 열정으로 아름다운 선율을 선사하며 품격 있는 오케스트라로 명성을 얻고 있다.

객석의 열화와 같은 앙코르 요청이 이어지면서 대전 시니어 오케스트라는 예정된 공연 외에도 세 곡의 요청 곡을 추가로 서비스하는 열정을 보여주어 더 뜨거운 박수갈채를 받았다.

사람은 누구나 '버킷리스트'가 있다. 이중 자신이 좋아하는 악기를 선택하여 멋진 연주까지 한다는 것은 노화 방지에도 지름길이다.

지난해에는 전국 시니어 대회에서 대상을 차지할 정도로 뛰어난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대전 시니어 오케스트라는 평소에도 대전 지역의 다양한 복지시설을 방문해 위문 공연을 하며 마음의 위로와 즐거움까지 나누어 왔다.

일반적으로 일흔이 넘으면 노인 축에 든다. 하지만 대전 시니어 오케스트라 단원들 모두는 하나같이 백발홍안(白髮紅顔)의 청춘으로 보였다. 이는 머리털은 허옇게 세었으나 얼굴은 소년처럼 붉다는 뜻으로, 나이는 많은데 매우 젊어 보이는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비슷한 사자성어로는 연부역강(年富力?, 나이가 젊고 기력이 왕성함)이 있다. 그렇게 보인 까닭은 대전 시니어 오케스트라 단원들 모두 버킷리스트 실천의 일환으로 악기를 꾸준히 사랑하고 치열하게 연습한 덕분이지 싶었다. '꾸준함이 모든 것을 이긴다'는 말은 사실이었다.

홍경석 / 작가 · '사자성어는 인생 플랫폼' 저자

2022061101000656200020101
* 홍경석 작가의 칼럼 '홍키호테 世窓密視(세창밀시)'를 매주 중도일보 인터넷판에 연재한다. '世窓密視(세창밀시)'는 '세상을 세밀하게 본다'는 뜻을 담고 있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이영경 성남시의회 의원, 초등생 자녀 학폭 사건 사과문 발표
  2. [국감현장] "검경 수사권 조정 후 수사역량 줄고 미제사건 많아" 국감서 지적
  3. [국감현장] 육군 병력 17만 명 감소... 초급간부, 중견간부 처우개선 절실
  4. [국감현장] R&D 삭감 회복 대책·정년 폐지 등 처우 개선… 노벨과학상 기대도
  5. 1천억대 전자담배 기술 발명 배상금 소송 개시
  1. 박안수 육군총장 "北 쓰레기풍선 GPS교란 맞서 최정예 육군 건설에 집중"
  2. [제105회 전국체전]대전·세종·충남선수단, 충청권 체육의 저력 전국에 과시
  3. [WHY이슈현장]둔산지구 개발에 사라진 '삼천동'…"아 삼천(三川)의 대전이여"
  4. 경비노동자 초단기계약 악습 끊고 1년이상 계약 추진... 첫발 내딘 계룡리슈빌학의뜰아파트
  5. 계룡건설, 동반성장지수평가 '우수' 등급 획득

헤드라인 뉴스


세종 갈등현안 일방통행 거듭… 사회적 합의 시스템 찾아야

세종 갈등현안 일방통행 거듭… 사회적 합의 시스템 찾아야

'닭이 먼저인가, 달걀이 먼저인가.' 2026년 세종 국제정원도시박람회 개최를 둘러싼 논쟁에 딱 어울리는 격언이다. 최민호 세종시장을 비롯한 집행부, 국민의힘 시의원 7명은 정원박람회를 통한 국비 확보로 붐을 조성한 데 이어, 지방·국가정원 등록으로 나아가겠다는 입장을 강변해왔다. 닭이 우선이란 뜻이고, 순천시가 걸어온 길로 통한다. 반면 임채성 의장을 포함한 더불어민주당 시의원 13명 중 12명은 지방정원(지자체 자체 지정) 또는 국가정원(정부 승인) 등록 흐름을 만든 뒤 '국제 행사'를 진행해도 늦지 않다는 반론으로 맞서고 있다..

최민호 시장, 10월 17일 시정 복귀...플랜 B 찾는다
최민호 시장, 10월 17일 시정 복귀...플랜 B 찾는다

최민호 세종시장이 10월 17일 시정 복귀와 함께 플랜 B 실행을 예고했다. 플랜 B는 '2026년 세종 국제정원도시박람회' 개최란 플랜 A(원안)이 사실상 무산 상황에 놓이면서, 다시 찾아야 할 차선책을 의미한다. 그는 이날 오전 10시 10분 보람동 시청 브리핑실에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 미래 정원도시 조성과 지역 경제 활성화 방안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10월 11일 오후 4시경 단식 중단을 선언하고, NK세종병원에서 요양 치료를 받은 뒤 6일 만의 복귀 메시지다. 공직사회와 지역 언론, 시민사회의 관심이 집중된 배경이다. 최..

디딤돌대출 한도 축소…지방 주택시장 위협하나
디딤돌대출 한도 축소…지방 주택시장 위협하나

정부가 최근 무주택 서민들을 대상으로 제공하는 '디딤돌대출' 한도를 줄이기로 하면서, 전용 85㎡ 이하·평가액 5억 원 미만 주택이 많은 지방 부동산 시장이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17일 HUG(주택도시보증공사) 등에 따르면, 최근 국토교통부와 HUG는 시중은행에 디딤돌 대출 취급 제한을 요청하는 공문을 전달했다. 신한·하나은행 등은 21일부터 본격 시행을 앞두고 있고, 이에 앞서 KB국민은행은 14일부터 이를 반영한 대출을 취급하고 있다. 디딤돌 대출은 부부 합산 연소득 6000만 원 이하인 경우 최대 5억 원 주택..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주차난 가중시키는 방치 차량 주차난 가중시키는 방치 차량

  • 대전 유성구, 겨울철 대비 도로 안전 캠페인 실시 대전 유성구, 겨울철 대비 도로 안전 캠페인 실시

  • 카이스트에서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 카이스트에서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

  • 전기차 화재…‘이렇게 탈출 하세요’ 전기차 화재…‘이렇게 탈출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