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현 환경녹지국장 |
몇 년 전부터 아침에 일어나면 가장 먼저 미세먼지 농도가 얼마나 되는지 기상예보나 스마트폰의 '우리동네 대기정보'를 챙겨 보는 일이 일상이 되었다. 걸을 때도 오늘의 미세먼지가 나오는 전광판을 유심히 보게 된다.
우리의 생활을 편리하게 만들어 준 난방이나 자동차가 미세먼지라는 생각지도 못한 재난을 가져왔다. 얼마 전 미국 보스턴 보건영향연구소가 세계 185개 국가를 대상으로 초미세먼지가 기대수명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초미세먼지를 포함한 대기오염은 흡연과 유사한 수준으로 기대수명을 1.8년 단축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185개 국가 중 기대수명이 가장 많이 줄어든 국가는 방글라데시였다. 방글라데시는 1.87년 정도 수명이 단축되는 것으로 조사됐고 중국은 1.25년, 일본은 0.33년, 우리나라는 0.5년이었다.
미세먼지는 주로 자동차와 화력발전소, 제조설비 등에서 발생해 공기 중으로 확산된다. 그동안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은 주로 겨울과 봄에 집중되는 계절적 특성을 보여왔다. 특히 겨울철은 고기압으로 대기가 정체되고 서풍 계열의 바람이 자주 불어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이 잦다. 실제 우리 지역의 최근 5년간 겨울철 초미세먼지 평균농도는 26㎍/㎥로 연평균농도 20㎍/㎥보다 약 30% 이상 높았으며, 전체 ‘나쁨일수’의 70% 이상이 이 기간에 집중돼 있다.
정부와 지자체에서는 대기오염 물질 배출량을 줄이는 계절관리제를 2019년부터 시행하고 있다. '미세먼지 계절관리제'는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이 잦은 12월부터 3월까지 평상시보다 한층 강력한 사전 예방적 대책을 가동해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빈도와 강도를 줄이고자 하는 집중관리 대책이다. 대전시도 계절관리제 기간에 취약시설 집중 관리 등 오염 저감을 위한 5개 분야 15개 과제를 추진하는 한편, 미세먼지 주의보·경보 발령 등 대기오염으로 인한 시민 건강 보호를 위해 신속한 상황 전파와 대응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이러한 미세먼지 감축 대응으로 대전시의 최근 5년간 미세먼지 농도는 19.8㎍/㎥로 특·광역시 중 가장 좋았으며, 초미세먼지 농도가 점차 개선돼 2021년 기준 16㎍/㎥로 충청권에서는 유일하게 최근 3년 연속 고농도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되지 않았다.
시민이 푸른 하늘을 온전히 누릴 수 있도록 대전시는 올해 12월부터 내년 3월까지 지난해보다 강력한 제4차 미세먼지 계절관리제를 통해 부문별 미세먼지 발생을 적극 저감할 계획이다. 대전시는 미세먼지 불법배출 민간환경감시단 운영과 드론, 이동형감시차량 등 첨단장비를 활용하여 불법 배출 의심 사업장을 집중 감시한다.
수송부문에서는 건설공사장 노후 건설기계 사용제한 이행 집중점검과 5등급 차량 운행제한을 통해 배출가스 발생을 줄여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2023년 12월부터 계절관리기간에 운행 제한을 확대할 예정이다. 농업·생활부문에서는 농촌 영농폐기물 집중 수거기간 운영, 불법소각 방지, 공사장 비산먼지 위반사항 단속 강화 등을 통해 미세먼지 배출을 방지한다.
모든 시민이 함께 대중교통 이용하기, 친환경 운전습관 지키기, 겨울철 적정 실내온도 20도 유지 등 생활 속의 작은 실천에 동참한다면 푸른 하늘이 일상이 되는 날을 앞당길 수 있다. /신용현 대전시 환경녹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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