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룡문고 전경.<사진=한세화 기자> |
1996년 개점 이후 26년간 지역 대표서점 명맥을 유지하며 독서문화 증진을 견인해온 만큼, '동네서점 플랫폼(가칭)' 구축을 통한 대전 원도심 문화예술의 거점으로 확장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이를 위한 실천적 방안으로 교육계와 도서관계, 사회복지계 등 유관 단체와의 원만한 협력을 위한 관련 법 규정 마련이 시급하다는 의견이다. <관련기사 2022년 11월 21일 자 1면 게재>
대전테크노파크(이하 대전TP, 대전 중구 중앙로 119) 지하 1층에 자리한 계룡문고는 해마다 임대계약을 갱신해오던 중, 대전TP로부터 코로나19 등으로 인한 경영손실을 인정받아 2021년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1년간 기존 임대료와 관리비의 50%를 내왔다.
대전TP는 올해 4월 재계약 시점부터는 기존대로 낼 것을 계룡문고 측에 요구했지만, 감염병 재확산 반복과 거리두기 해제 이후 야외활동 급증으로 인한 매출회복 부진을 이유로 계룡문고 측은 감면 기조를 유지해달라는 입장이다.
대전TP는 사용료 원상복구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은 계룡문고 측에 올해 4월부터 10월까지 7개월분 1억4493만7880원 납부에 대한 소송을 제기했다. 이는 50% 감면 이전 금액으로 환산한 소급분이며, 이달부터 사용료도 감면적용 없이 낼 것을 요구한 상태다.
문화계 일각에서는 임대료 문제를 넘어 일본이나 프랑스 등 외국의 지역서점 활성화 사례를 빌려 선진국형 동네서점 활성화 모델 구축에 대전시가 선도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실제 일본 아오모리현에 있는 '하치노헤 북 센터'는 하치노헤시가 직접 운영하는 서점으로 일본 내에서도 지역서점 활성화 정책의 획기적인 모델로 부상하고 있다. 프랑스는 동네 책방을 살리기 위해 새 책 정가제와 할인율 상한제, 무료배송 금지 등 도서 전자상거래 대기업을 겨냥한 강력한 규제정책을 펼치고 있다.
이용주 대전독립서점네트워크 대표는 "일본 일부 지자체의 경우 서점이 없거나 운영이 안 되는 도시에 시가 개입해 직접 운영하며 지역서점 활성화를 견인하는 사례도 있다"며 "대전의 대표성을 지닌 계룡문고가 문을 닫았을 때, 그만한 공간과 기능을 다시 구현하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까우며, 지역 원도심 문화구심점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원만한 타협점이 도출돼야 한다"고 말했다.
임정진 동화작가는 "도서관과 달리 서점의 순기능 중 하나로 전시나 강연 등 지역 작가들과의 연계를 위한 활동 공간으로 매우 효율적인 공간"이라며 "지방분권 시대 문화예술 발전 측면에서 지역서점이 제 기능을 하도록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대전시 관계자는 "지역서점 활성화 사업을 위한 내년도 본예산 1억3000만 원을 의회에 신청해 놓은 상태이며, 첫 예산 마련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관련 조례 제정이나 동네서점 활성화를 위한 방안들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세화 기자 kcjhsh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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